2차 소상공인 대출 4354억 불과, 수요 감소 탓
정부 대출한도 총량 압박에 금리내려, 대출 확대
금융위원장-CEO 회동에서, 9월말 만기 다룰듯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일부 은행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2차 소상공인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금리 경쟁에 나섰다. 1차에 비해 2차 소상공인 대출의 인기가 시들하자 금리 우대를 통해 실적 쌓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 대출잔액이 1200조원를 넘긴 가운데 무리하게 금리를 조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대출의 금리를 시중은행 중 최저 수준인 연 2.73%까지 인하했다. 지난 6월 신용등급별 금리 우대 규모를 평균 연 0.5%p 내린데 이어, 이번 추가 인하로 평균 연 1.0%p를 우대한 것이다.
앞서 하나은행 역시 소상공인 대출 금리 상한을 2.9%로 제시하며 금리 우대에 나섰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우대 혜택을 내세운 배경엔 2차 소상공인 대출 수요가 예상보다 적은 탓이다. 2차 소상공인 대출이 가동된지 두 달이 넘었지만 소진된 규모는 4354억원(7월 17일 기준)에 불과하다. 1차 소상공인 대출 시행 당시엔 대출금리를 1.5%로 고정했지만 2차때는 3~4% 수준에서 은행별로 다른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한도도 1000만원까지 낮아져 굳이 소상공인 대출을 받을 유인이 미미해진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2차상품 소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얘기가 나오니 열심히 지원하고도 안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나머지 시중은행보다 대출을 더 많이 모집하기 위해 금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금리 경쟁이 은행들의 건전성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소상공인 대출은 신용보증기금이 95%의 높은 비율로 보증해주고 있어 여타 상품보단 리스크가 덜하지만, 이미 대출금액이 한계선에 도달한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 확대가 리스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6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 대출잔액은 1208조9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유동성 확충을 위해 대출을 받았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으로 인해 운전자금을 메우기 위해 대출을 신청한 케이스가 다수다. 사실상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들은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오는 9월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원금과 이자상환 만기가 도래해 3분기 연체율 급등에 대한 예측이 대두된다. 이 가운데 오는 24일 5대 금융그룹 수장들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남을 갖고 만기 연장 여부를 논의될 전망이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