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번 주 초 17년 만에 사형을 재개한 미국 연방정부가 16일(현지시간) 또다시 사형을 집행했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사형 집행을 재개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인디애나주 테테호트 연방 교도소에서 살인범 웨슬리 퍼키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퍼키는 오전 8시 19분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지난 14일 미 정부는 1996년 아칸소주 일가족을 살해한 대니얼 리에 대한 사형도 집행한 바 있다. 이번 주 2건의 사형 집행 전까지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해는 2003년이다.
사형에 앞서 연방대법원은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퍼키의 사형 집행을 허용했다. 퍼키는 지난 2004년 1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
퍼키는 지난 1994년 당시 16세였던 제니퍼 롱을 강간하고 살해했다. 이날 롱의 가족들은 퍼키의 사형에 안도감을 표시했다.
사형집행 반대 배너.[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7.15 mj72284@newspim.com |
퍼키의 변호인들은 퍼키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그가 더이상 자신의 사형집행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형 집행 직전 퍼키는 피해자의 가족과 자신의 딸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했다.
미 법무부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사형 제도의 부활을 추진해 왔다.
이번 주 들어서만 2건의 사형이 집행되면서 미국 정계 및 사회에서는 사형제도 부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사형 집행의 재개와 관련해 "우리 국가에 진정 어두운 시기"라면서 연방정부가 퍼키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을 비난했다.
ACLU의 사형 프로젝트 책임자인 카산드라 스텁스는 "거의 20년간 중지됐던 사형이 생애 최대의 공공 보건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팬더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실패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게 하기 위한 이유 말고는 연방정부가 지금 사형을 재개할 이유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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