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9번 수정…靑 "발걸음 가볍지만은 않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집행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을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1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 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개원연설은 1987년 개헌 이후 시기상 가장 늦은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이다. 문 대통령 임기 중 처음이자 마지막 개원연설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
문 대통령은 이번 개원연설에서 지난 14일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을 집중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보고대회 비공개 토론에서 "한국판 뉴딜의 성공 여부는 속도에 달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16일 그린뉴딜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연기하고 국회 개원식을 축하하러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은 30분가량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연설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개원식인 만큼 '협치'에 무게가 쏠릴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 시행일인 15일을 넘겼다는 점에서 여야가 공수처 설치에 협조하라고 촉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북 메시지, 최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문제, 통일부 장관·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원연설을 위해 원고를 9번 고쳐 썼다. 21대 국회 법정 개원일인 지난달 5일 연설을 염두에 두고 연설문 작성을 시작했으나 개원이 계속해서 늦어졌기 때문이다.
강 대변인은 "국회 임기 시작 48일만, 1987년 헌법체제에선 최장 지각 개원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국회로 향할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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