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승리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 가져가자는 기괴한 주장해"
"상임위원 명단 빨리 내라는 의장 말에 탁자 엎고 싶었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원 구성 협상 결렬 후 "야당이 요구했던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며 "1당 독재의 문이 열리며 의회민주주주의는 조종(弔鐘)을 울렸다"고 성토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 오늘 한국의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2020.06.29 kilroy023@newspim.com |
그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며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다. 오늘은 우리 야당에게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없이,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며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며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1대 국회 원구성은 21대 총선에서 드러난 총선 민의를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 21대 원 구성 협상에, 2년 뒤에 있을 대선을 왜 끌어들여야 하는 것이냐"라며 "'너희가 다음 대선에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했다.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 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당키나 한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1987년 6월 항쟁, 거기에 굴복한 전두환 정권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문이 열렸다.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나"라며 "통합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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