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내 코로나19(COVID-19) 확산 기점이 뉴욕 등 동부에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와 남부로 이동하면서 확진자 중 고령층 비중이 줄고 젊은층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등 동부의 초기 확산 기점에서는 요양원 거주 고령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확산됐으나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남부와 서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세가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오션사이드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의 해변 거리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2020.06.23 007@newspim.com |
텍사스주의 도심 의료기관에서 판정 받은 확진자 중 과반수가 젊은층이고, 카메론 카운티의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40세 미만이다. 댈러스 카운티에서는 6월 초부터 신규 확진자의 52%를 18~40세 젊은층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3월의 38%에서 급증한 것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3월 16%에서 8%로 줄었다. 헤이스 카운티에서는 6월 초만 해도 371명에 불과하던 누적 확진자 수가 6월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이번 주 2100에 달했다. 이 중 2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거의 매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플로리다주에서는 확진자 연령 중간값이 3월의 65세에서 현재 35세로 내려갔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18~34세 확진자는 한 달 만에 1000명을 넘으며 5배 증가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드라이브-스루 검진소에서 검사를 받는 인구 중 20~44세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워싱턴 킹 카운티에서는 신규 확진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월 25%에서 45%로 올라갔다.
이처럼 확산 패턴이 변하면서 각 지방의 주지사와 시장, 공중보건 당국자들은 서둘러 학교 문을 열고 스포츠 행사를 재개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NYT는 이들 지역의 상당수 주 정부가 섣불리 레스토랑과 주점의 영업을 재개하고 직장인들의 복귀를 허용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텍사스 UT 휴스턴 공중보건대학의 에릭 보어윙클 학장은 "경제활동 재개, 메모리얼데이, 조지 플로이드 시위, 해변 개장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젊은 세대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망 위험은 낮을지 몰라도 전파 위험은 더욱 높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과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젊은층은 상당수가 진단을 받지 않은 채로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장 낮게 잡아도 증상이 없는 젊은이 한 명이 10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층이라 해도 과체중, 비만,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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