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애플이 연말부터 생산하는 맥(Mac) 컴퓨터에 인텔 대신 자사 칩을 채택해 사용하기로 했다. 15년간 플래그십 개인용 컴퓨터에 인텔이 만든 칩을 사용해 온 애플의 인텔 의존도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더 버지(The Verge)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부터 시작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맥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애플은 연말 애플이 설계한 칩을 탑재한 첫 맥 PC를 공개할 예정이다.
쿡 CEO는 "실리콘은 우리 하드웨어의 심장"이라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실리콘 설계팀을 갖는 것은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 다만 애플이 완전히 인텔과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쿡 CEO는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쿡 CEO는 "우리가 대담한 변화를 줄 때 그것은 '훨씬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유 때문"이라면서 "맥은 우리 애플 실리콘으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23 mj72284@newspim.com |
애플의 칩 개발 그룹을 담당한 조니 스루지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애플 칩으로 맥의 보안과 배터리를 향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날 새로운 칩을 지원하는 맥 운영체제(OS)인 '빅 서'(Big Sur)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디자인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것과 비슷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과 인텔의 관계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티브 잡스 CEO도 개발자회의에서 파워PC 프로세서에서 인텔의 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인텔의 칩은 애플의 맥이 당시 더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던 윈도 컴퓨터를 따라잡는 데 기여했다.
최근 들어 인텔과 대조적으로 애플 모바일 프로세서의 속도와 전력효율은 큰 폭으로 향상됐다. 소식통들은 블룸버그통신에 이 때문에 애플의 경영진들이 맥을 위한 강력한 프로세서 개발을 관련 부서에 압박하게 됐다고 전했다.
애플의 자사 칩 채택은 오랫동안 계획된 것으로 지난 2012년 애플은 이미 독자 칩으로의 전환을 검토했으며 2018년 블룸버그는 애플이 2020년 인텔로부터 전환을 공식 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맥 프로 모델에서도 인텔 칩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 프로세서를 만들어내는 도전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날 애플은 프로 모델에 들어갈 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맥 컴퓨터가 인텔의 칩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것은 상징적인 일일 뿐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샌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맥 노트북 모델에 들어가는 칩은 인텔의 연간 매출에서 5% 미만에 불과하다.
다만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인텔에 더 큰 우려는 이번 애플의 움직임으로 다른 컴퓨터 회사들이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인텔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돌아가는 실제 PC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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