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에서 1901년부터 1909년까지 제26대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동상이 뉴욕 자연사박물관 입구에서 철거된다.
지난 21일 자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의하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루스벨트의 동상이 식민주의 영토확장과 인종차별의 상징이어서 여러 해 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며 "뉴욕 자연사박물관 입구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제26대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스벨트 동상은 지난 1940년대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센트럴 파크 웨스트 입구에 세워진 것으로, 미국 원주민 남성 한 명과 아프리카계 흑인 남성 한 명을 땅 위에 거느린 루스벨트가 말 위에 높이 타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동상의 철거와 관련해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이 시어도어 루스벨트 동상의 철거를 요청해 왔으며, 그 이유는 이 동상이 흑인과 원주민을 인종적으로 열등하며 복종적인 대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욕시는 자연사박물관의 요청을 지지하고 수락한다"며 "문제가 많은 동상을 철거하기에 최적의 시기에 내려진 정의로운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엘렌 퍼터 자연사박물관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박물관계에서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로 벌어진 인종차별 철폐와 정의구현 운동의 확장에 깊은 감동을 받고 이번 일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동상 철거에 동의한 루스벨트의 증손자 시어도어 루스벨트 4세는 성명에서 "평등과 정의라는 덕목과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시대의 유적 동상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금요일(19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남북전쟁 당시 북부 총사령관 출신으로 1869년에서 1877년까지 제 18대 대통령을 지난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동상이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철거됐다.
비록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북부군을 이끌었고 또 백인우월단체 '쿠클럭스클랜(KKK)'과 맞서 싸우기도 했지만, 그랜트는 노예를 소유한 가계에 장가를 들었고 또 잠시지만 노예를 소유하기도 했다.
현재 미 해군의 10만톤(t)급 항공모함 중 1대도 이름이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다. 이 항공모함에는 60대 이상의 항공기가 실려 있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 앞에서는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박물관 앞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제26대 대통령의 동상이 서 있다. 2020.06.05 007@newspim.com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