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전직 군인으로 세계적 소년 조직인 보이스카우트를 창설한 로버트 베이든 파월의 동상이 철거될 예정이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된 가운데, 과거 인종차별 행위로 비난받는 인물들의 동상이 수난 시대를 맞았다.
인종차별 및 파시즘 성향을 보였다고 평가받는 보이스카우트 창시자 로버트 베이든 파월 동상 옆에서 한 여성이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서던잉글랜드 지방정부는 현재 영국 동남부 풀의 바닷가 마을 부두에 세워진 파월의 동상을 창고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서던잉글랜드 의회 의장인 비키 슬레이드는 "파월은 스카우트를 창립한 공로가 있지만, 기념할 만한 가치가 없는 일부 행적이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1899~1902년 영국 보어 전쟁 영웅으로 1907년 보이스카우트를 창설해 2007년 여론조사에서는 20세기 영국 인물 중 13번째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인종차별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하는 파시스트였다는 비난이 제기돼 왔다.
그의 동상은 약 10년 전에 세워져 잉글랜드 도싯주의 브라운시섬을 바라보는 항구에 위치하고 있다. 브라운시섬은 파월이 보이스카우트 운동을 시작한 장소다.
지난 7일에는 영국 브리스틀에서 17세기 영국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이 시위대에 파괴돼 강물에 쳐박히기도 했다. 동상은 11일 인양됐으며,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미국 곳곳에서는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에 각 시 정부는 동상의 의미에 대해 재평가하고 철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개척자'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을 탄압하고 학살했다는 역사적 평가가 알려지면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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