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본업 첫 적자...2분기도 만회 어려워
회사채 발행 규모 2배 확대...18일 수요예측 흥행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L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본업인 패션사업에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환 용도를 넘어서는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며 약 200억원을 패션사업 보완을 위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차입경영' 기조 흔들...이달 1천억 규모 회사채 발행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F는 이달 29일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 18일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7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는 총 2650억원의 유효수요가 잡혔다.
LF 1분기 실적 [서울=뉴스핌] 2020.06.16 hrgu90@newspim.com |
LF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 오는 7월 만기 도래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차환할 계획이다. LF가 공모 회사채 시장을 노크하는 것은 1년 만으로 현금성자산 보존을 위해 상환이 아닌 차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차환용 회사채 외에도 발행 규모를 늘린 것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그간 LF는 500억원으로만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LF 관계자는 "현재 금리도 낮고,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F는 지난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3600억원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요 재무지표가 악화된 상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4%에서 올 1분기 78%로 확대됐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14%에서 33%로 확대됐다.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는 데 20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코로나19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LF는 무차입 경영을 중시하므로 현금성자산 유지 위주로 재무 전략을 짜지만 사업다각화 및 코로나19로 기조 유지가 어려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1분기 패션부문 사실상 첫 적자...2분기 회복도 요원
LF는 회사채 확대 발행으로 패션부문 운영자금에 최대 200억원을 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패션사업부문 적자를 기록했으며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줄어들며 상반기까지는 회복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F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21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영업이익은 50.2%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6.1%에서 3.5%로 2.6%p 떨어졌다.
패션사업부문 실적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탓에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다. LF의 1분기 패션부문 매출은 2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했다. 패션부문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식음료·미디어 등 기타사업부문도 영업손실 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본업인 패션부문의 분기 영업적자는 2012년 3분기 이후 최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가 패션 부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라며 "2분기에도 별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F의 패션부문 매출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2018년 1조4112억원이던 매출은 내수 부진으로 1조4021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실적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F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는 매출 1조8070억원, 영업이익 77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1.1% 감소한 수준이다.
금융부문(코람코자산신탁) 실적 호조는 패션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도 LF의 금융부문 실적은 매출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21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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