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코로나 사태로 수요 줄고 저탄소로 패러다임 변화 판단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영국 다국적 에너지 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15일(현지시간) 최대 175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자산을 상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BP는 장기 유가 전망을 하향해 발표했다. 2021~2050년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트렌트유의 평균 가격을 배럴당 55달러로 제시했다. 종전에는 2040년까지 평균 70달러를 전망했으나, 기간을 늘리고 가격 전망치를 20%가량 하향 수정했다. 천연가스 가격 전망치도 약 30% 내렸다.
BP는 이에 따라 총 130억~175억달러 규모의 상각을 올해 2분기(4~6월) 회계에 반영할 예정이다. BP가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전망을 하향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업계의 패러다임이 저탄소 부문으로 변화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BP의 대규모 상각 발표에는 석유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개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앞서 버나드 루니 신임 BP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사업 활동에서 나오는 탄소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8일 BP는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약 1만명의 인력을 전 세계에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회사는 설비투자도 줄이겠다고 했다. 올해 BP의 적자폭은 2015년 64억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당시에는 미국 멕시코만 원유 수출 사고에 따른 충당금과 유가 하락으로 이같은 적자가 발생했다.
BP뿐 아니라 미국 에너지 업계도 잇따라 상각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엑손모빌은 원유 생산설비 등의 자산에서 29억달러를 상각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6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발표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도 당초 약 100억달러에서 230억달러로 줄였다. 미국 셰브론도 천연가스 자산 평가액 축소 등으로 106억달러 규모를 상각했다.
BP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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