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법원은 15일(현지시간) 지난 2018년 말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폴 윌런에게 16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에 미국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해병대 출신이자,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윌런은 이날 법정에서 간첩 행위를 전면 부인했다.
윌런은 지난 2018년 12월 이라크 파병 해병대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모스크바를 방문했다가 호텔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윌런이 체포 당시 기밀이 담긴 USB를 건네 받아 갖고 있었으며 자국 정보기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재판정에 나온 폴 윌런.[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윌런은 지인으로부 받은 문제의 USB에 결혼식 사진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윌런은 이날 법정에서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자신의 재판을 "정치적 극장"이자 "허위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정 격리 공간의 유리창 벽에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정부에 자신의 구명을 위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글을 붙여 놓기도 했다.
윌런의 변호인단도 이날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오늘 러시아 법원이 비밀 증거를 갖고 피고인측 증언들은 허용하지 않은 채 비밀 재판을 한 후 미국 시민인 폴 윌런을 유죄로 판결한 것에 격분했다"면서 "우리는 폴 윌런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존 설리반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이날 기자들에게 윌런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면서 이 판결은 미국과 러시아 관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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