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까지 신청받아...단 희망자에 한해
실적 부진·점포 구조조정 영향...일각에서는 확대 가능성도 제기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롯데마트가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내수 침체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가 무급휴직 첫 타깃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쇼핑 내 실적이 악화된 롯데슈퍼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날까지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에서 무급휴직제도를 시행한 곳은 롯데마트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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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평점 롯데마트 전경 <사진=롯데마트> |
롯데마트는 지난주 무급휴직 동의서를 배부하고 지난 8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마트에 근무하는 본사 직원은 670여명이다. 다만 무급휴직 대상자는 희망하는 직원들에 한한다.
롯데마트는 무급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에 휴직 일수를 20일과 30일 중 선택하게끔 했다. 신청자들은 원하는 휴직일을 한꺼번에 몰아 쓰거나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시행 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올해 연말까지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4월 만 55세 이상 계약직 실버사원 전체 38명 전원을 계약연장 없이 퇴사 조치했다. 이중 36명은 지난 3월 말 계약 연장하지 않고 회사를 떠났고 나머지 2명도 계약기간이 끝나는대로 퇴사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2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이 같은 기간 51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온라인 매출 증가로 각각 1조6023억원, 218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기존 점포의 신장률은 오프라인 집객 감소로 -6.5%로 저조했다. 정부가 지난달 전 국민에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도 매출 하락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매출이 5%가량 빠졌다.
이에 롯데마트는 점포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 달까지 6개점을 폐점할 예정이다. 이미 양주·빅마켓 신영통·천안아산점 3곳은 지난 달 폐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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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2020.05.14 nrd8120@newspim.com |
올 연말까지 13개점을 추가로 영업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익성이 저조한 점포 30%(200곳)를 정리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20 운영 전략' 일환이다. 올 연말까지 121개 점포를 폐점한다는 목표다.
이에 본사 직원들은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내에서 실적이 부진한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롯데마트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로는 롯데슈퍼가 지목된다. 롯데슈퍼는 롯데마트보다 적자 규모가 크다. 지난 한해에만 1038억원의 적자를 냈다. 폐점 대상 점포도 올 연내 75곳이나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등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롯데쇼핑 내에서 실적이 안좋은 곳은 롯데마트만이 아니다. 현재 대내외 시장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기업형 슈퍼마켓 등 수익성이 악화된 다른 사업부문으로 무급휴직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무급휴직을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서만 실시하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롯데슈퍼도 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무급휴직은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만 한다. 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무급휴직을 시행하지 않다. 강제할 계획은 없다"며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1일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고 '주4일 근무제'도 확대 시행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만 50세 이상, 25년 이상 근무자 80여명이 대상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