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시민위원회, 11일 수사심의위 부의 여부 결정
삼성-검찰, 각 30쪽 분량 의견서 제출…오후 쯤 결론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할 정식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 여부가 11일 결론 나는 가운데 검찰과 삼성이 각 제출한 30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에 의견서를 각각 제출했다.
[의왕=뉴스핌] 이한결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기각된 후 나서고 있다. 2020.06.09 alwaysame@newspim.com |
이 부회장 측은 이 의견서에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검찰의 수사가 부당하고 기소 역시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부회장 측은 특히 "검찰수사심의위는 논란이 많은 사건을 국민 시각에서 바라보고 신중하게 처리해 국민 신뢰를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검찰 스스로 도입한 제도인데 이번 사건을 심의하지 않는다면 이 제도에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라며 수사심의위가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불만과 법원의 기각 판단에 대한 해석도 포함됐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구속 여부는 검찰수사심의위 판단 대상이 아니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이는 이 부회장 등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취지는 구속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일 뿐 이 부회장을 기소하라는 판단은 아니다"라며 "결국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 부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검찰이 주장한 이 부회장의 핵심 혐의와 관련해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경영상 필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역시 분식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기존 법원 기존 판결문을 근거로 반박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가 삼성의 향후 글로벌 기업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도 호소했다. 이 부회장 측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획된 범죄라는 수사팀 관점은 당시 합병에 반대했던 투기자본 '엘리엇'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며 "기소는 사실상 '유죄의 낙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팀 의도대로 검증 없이 기소되면 그 자체로 삼성의 대외 신인도가 추락할 것"이라며 "국제 투기자본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 소송 등 무차별 공격이 이어져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검찰은 반면 의견서에서 기소 여부 판단은 수사를 벌인 검찰의 권한이며 검찰 수사 역시 적정하게 진행돼 왔다는 삼성과 정반대의 입장을 피력하며 맞섰다.
검찰은 "수사는 적정하고 공정하게 진행돼 왔으므로 이 부회장 등의 기소 여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검찰 수사팀이 수사해 결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이 부회장 등 신청인이 제기한 문제나 수사심의위 소집이 필요한 이유는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적 사실관계는 충분히 소명됐고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원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판단 사유를 근거로 들며 사실상 법원이 이 부회장 기소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 피의자들이 수사심의위 제도를 악용하거나 남발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부회장의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 따른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서 논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부의심의위는 검찰시민위원 중 15명으로 구성되며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이 각각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해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한다. 부의심의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되고 부의심의위는 검찰총장에 정식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요청서를 송부하게 된다.
부의심의위의 이 부회장 안건에 대한 의결은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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