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제23차 산경장 회의에서 '사업·재무구조' 개편 방향 밝혀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주요 계열사와 비핵심 자산에 대한 매각을 추진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낼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발전 터빈 [사진=두산중공업] |
채권단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진행된 '제23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채권단과 두산은 이날 정부에 대주주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채권단은 특히 향후 두산중공업의 사업방향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을 목표로 개편할 계획을 밝혔다. 또 대주주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및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사업개편과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원만히 이뤄진다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두산은 지난달 27일 "팔 수 있는 건 다 팔겠다"며 ▲알짜 자회사 매각안 ▲유상증자 ▲오너가 사재출연 등을 담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구안 규모는 약 3조원이다.
이날 이들이 논의한 자구안의 세부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거론되는 모든 계열사 매물과 유상증자, 오너가 사재출연 등에 합의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은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던 두산솔루스를 비롯해,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BG(사업부문), 골프장 클럽 모두 등을 매각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의 사옥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까지 한 자산운용사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매각가는 7000억~7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두산솔루스 매각가는 1조원 수준이다.
특히 오너일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들의 지분이 높은 두산퓨얼셀도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두산이 자구안 세부안 마련에 속도를 냄에 따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역시 '경영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채권단은 이르면 내주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의 결과를 토대로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그간 두산중공업에 2조4000억원을 지원했다. 추가 지원 규모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일회계법인은 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후 이 같은 추가 지원금 규모를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