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차관에 향응 제공하고 피해여성 성폭행한 혐의 등
1심에 이어 2심도 성폭행 '면소'…나머지 범행에 대해 징역 5년6월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른바 '별장 성접대' 사건의 건설업자 윤중천(59) 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6월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성폭행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면소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검찰과 윤 씨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면서 1심과 같이 징역 총 5년 6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14억8730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여러 공소사실 중 성폭력 관련 범행 부분이 주된 공방 대상이었다"며 "항소심에서는 이 부분이 유죄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증명이 필요한 여러 사정에 관해 법원의 전문 심리 위원에게 검토한 뒤 결과를 보고해줄 것을 요구했고 피해 여성의 법정 증언도 다시 한 번 들었으나,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1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내렸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9.05.22 kilroy023@newspim.com |
앞서 윤 씨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권고에 따른 재수사 끝에 '별장 성접대' 논란이 불거진 지 6년 만인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피해자 이모 씨를 김학의(64) 전 차관에게 소개하는 등 향응을 제공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이 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1심은 강간 혐의를 무죄로 판결하고, 특수강간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면소를 선고했다. 특히 공소제기된 세 차례의 성폭행 범행 중 일부 범행에 대해 과연 특정 시점에 성관계 자체가 있었는지, 또 거기에 피고인의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됐는지 또는 당시 피해 여성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현재 피해 여성이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이로 인한 것인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의 공소사실 중 골프장 인허가 관련 사기와 알선수재, 강원도 원주 별장 편취, 공갈미수 등 범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총 5년 6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14억8730만원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피해 여성이 현재 매우 고통스러운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저희 재판부로서도 공감하고 있다"며 "저희의 사실 인정과 법률적인 판단이 검사가 제기한 공소 범행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서 결과적으로 피해 여성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씨에게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이 항소해 같은 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태다. 첫 재판은 내달 17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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