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29일 재출석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삼성 불법 합병 의혹 등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흘 만에 재조사 중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지난 조사에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불법 행위에 이 부회장이 개입했거나 이를 이 부회장이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19 alwaysame@newspim.com |
검찰은 앞서 지난 27일에도 삼성 합병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쯤 검찰에 출석해 자신의 진술조서 열람 포함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등 삼서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 행위에 대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훈령으로 제정된 형사사건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비공개로 검찰청사에 출석했고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귀가 시간 등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두 번째 소환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은 2018년 금융당국이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판단했다. 그 배경에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와 삼성물산, 당시 제일모직 등 관련 회사 고위 임원들은 물론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룹 수뇌부들을 잇따라 수사하며 이 부회장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왔다.
삼성의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옛 미래전략실을 이끌며 '삼성 2인자'로 불리던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 등을 따라 불러 합병 당시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조사했다.
합병 의혹 수사의 발단이 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등을 여러 차례 소환조사 했다.
최근에는 정몽진 KCC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KC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 2대 주주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하자 '백기사'로 나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뒤 합병에 찬성했다. 이에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당시 KCC와 삼성 간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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