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택배업계 방역지침 강화
택배 자체에 대한 소비자 불안 커져...택배업계 영향 촉각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유통업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택배업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택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택배업계 역시 자체 방역 강화 등 대안 마련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편한 '호황'을 이룬 택배업계가 오히려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지침 강화하는 택배업계
28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주)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업체들은 자체 방역지침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쿠팡의 부천, 고양 물류센터와 마켓컬리 송파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택배 터미널, 물류창고 등 운영상황이 유사한 주요 물류시설에 대해 방역 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 영업용 물류창고 1321개, 택배 터미널 84개 등이 대상이다. 택배업계는 정부 방침에 적극 협력하며 자체적인 방역 지침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전국 13개 허브터미널, 270여개 서브터미널을 운영 중인 CJ대한통운은 현 방역지침을 토대로 정부 방역에 최대한 협조하며 현장점검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월부터 현장, 물류기기를 매일 소독하며 비접촉 체온계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비치해 일 2회 이상 체온을 체크하는 등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도권 2곳, 대전 1곳 등 3개 허브터미널과 100여개 서브터미널을 보유한 ㈜한진도 기존 지침을 기본으로 방역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1일 1회로 정한 방역활동 빈도를 늘리거나 직원들 간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대책 등이 고려되고 있다. ㈜한진의 각 허브터미널에는 하루에 약 200여명 가량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전국 15개 허브터미널과 35개 지점을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번 사태 이후 현장에서 자체 방역지침을 더욱 철저히 따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셔틀 차량 방역 및 작업 투입 전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체온 체크 등 지침을 시행 중이다.
[부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가운데 28일 오전 경기 부천시 쿠팡 부천 물류센터 입구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0.05.28 mironj19@newspim.com |
◆ 코로나19 수혜, 되레 발목 잡나
지난 1분기 택배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며 '불편한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각 업체는 최근 대폭 개선된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CJ대한통운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28.3%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1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택배사업 매출액만 72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5%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도 전년 동기대비 38.5%나 증가한 영업이익 254억원을 기록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5억원에서 5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4배가량 급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택배산업 성장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에서 이번 유통업계 발 코로나19 사태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택배 상자에 대한 안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택배를 수령할 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며 택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택배업계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전체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유통업계 물류센터와 택배업계의 터미널은 근무환경 등 상황이 다소 다르다"면서도 "각 업체와 방역당국의 대응에 따라 택배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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