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설계사 고용보험 가입시 일자리 감소 우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 발언과 함께 보험설계사들의 고용보험 가입 문제로 보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40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보험설계사들은 국내 특수고용노동자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자영업자 신분이다. 이들의 고용보험 가입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재 진행중인 보험사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을 공언한지 하루만인 지난 11일 여야는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예술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예술활동을 증명한 예술인 5만 3000명(2018년 기준)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할 자격을 얻게 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학용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5.11 kilroy023@newspim.com |
다만 이날 여야는 보험 설계사 등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까지 고용보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달 말 개원하는 21대 국회에서 보험설계사들의 고용보험 가입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보험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들은 설계사들이 고용보험에 가입할 경우 연 수백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특히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 GA들은 저성과 설계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할 경우 설계사 절반이 일자리를 잃게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반면 설계사들은 기본적으로 고용보험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불안정안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고 계약 해지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 고소득 설계사들의 경우 고율의 소득세와 함께 소득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설계사는 "현재도 고용보험은 회사와 상의해서 가입할 수 있지만 일부 고소득 설계사의 경우 가입을 꺼리는 경향이 많다"며 "찬반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으로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손해보험업계 2위인 현대해상이 3년만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악사손해보험 등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설계사들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의 '뇌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온라인 가입 활성화 및 디지털화 등 보험업계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손해율 악화로 보험사들의 경영환경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사 고용보험 가입은 보험사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현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지 따져야 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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