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미국에서 '육류 대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인의 식탁에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을 공급해온 대형 육류가공 공장들이 종업원 확진자 발생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축장 판로를 잃은 축산업자는 가축을 안락사 시키는 가운데 소비자측의 육류 가격을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굴지의 육가공 업체 타이슨 푸드는 지난주에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아이오와주 워털루 돼지고기 공장과 인디애나 로간스포트 돼지고기 공장을 폐쇄했다.
농축산업 컨설팅업체 컨스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두 공장의 일일 돼지 도축 능력은 약 3만5000마리다. 타이슨 푸드는 또 워싱턴 파스코의 소고기 공장도 폐쇄했다. 종업원만 1400명이 된다.
코로나19 환자 발생과 이동제한에 따른 근로자들의 결근, 지역사회의 우려 등을 고려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아칸사스와 캐롤라이나에 걸친 닭고기 공장들의 경우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래도 레스토랑들의 영업중단으로 공급선이 막히자 공장주변에서 저가 바겐세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중서부의 축산가들도 도축공장들이 문을 닫자 돼지들을 안락사시키고 있다.
타이슨 푸드뿐만 아니라 미 중서부 지역에 집중 위치한 상당수 대형 육가공 공장들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
스미스필드는 지난주 사우스다코다주의 돈육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고 JBS도 미네소타주 워딩턴, 콜로라도주 그릴리와 펜실베이니아주 수더튼의 육가공 공장을 폐쇄했다.
타이슨 푸드의 존 타이슨 회장은 "닭과 돼지, 소 등 수백만마리의 가축들이 육가공공장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안락사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소 도축수는 8만3000마리로 이는 평상시 11만4000마라의 3/4수준이었다. 돼지 도축수도 44만9000마리에서 36만1000마리로 20% 줄어들었다.
타이슨 회장은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가 문을 잠시 닫았지만 육류 공급망에서 수백만 파운드의 고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돼지고기 가공시설의 1/3과 소고기 가공시설의 14%가 멈춘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육류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육류대란이 올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소비자측에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식품 비축 등으로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 24일 100파운드당 77.48달러로 4월 초보다 약 50% 이상 급등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는 대체육류가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데이터그룹 닐슨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11∼18일 미국 내 식물성 육류대체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0%, 지난 8주 동안 26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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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타이슨 푸드 워털루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