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 5월 6일 국내 개봉을 강행한다. "관람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와 "자국에서도 못한 개봉을 왜 하느냐"는 관객의 상반된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스틸 [사진=그린나래미디어㈜] 2020.04.24 jjy333jjy@newspim.com |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지난 2017년 촬영이 끝난 작품이다. 하지만 우디 앨런 감독이 의붓딸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북미에선 개봉하지 못했다. 앨런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배급사 아마존은 그와 했던 이후 계약까지 모두 파기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 또한 "앨런과 작업한 걸 후회한다"며 출연료 전액을 성폭력 공동 대응 단체에 기부했다.
사실 그간 국내에서는 신작 개봉을 앞두고 감독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사례가 더러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건 홍상수 감독의 불륜 인정이었다. 홍 감독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개봉을 앞두고 '설'로만 떠돌았던 배우 김민희와의 불륜을 공식(?) 인정했다.
이후 대중의 비난이 쏟아졌고 영화 불매 움직임이 일었다. 하지만 뜻밖에 영화는 선방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누적관객수는 5만7110명을 기록하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우리 선희'(2013)를 잇는 홍 감독의 역대 흥행작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개봉작들의 상황은 달랐다. '그후'(2017)부터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에 이르기까지 관객수는 꾸준히 하락했다. 1만명을 넘긴 건 '그후'가 유일하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조근현 감독의 사례도 있다. 조 감독은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 2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흥부)를 선보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미투'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제작사 측은 예정됐던 인터뷰를 중단하고 VIP 시사회, 무대인사 등 모든 홍보 일정에서 조 감독을 배제했다. 그러는 사이 그는 미국으로 도망쳤고 영화는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흥부'의 누적관객수는 41만6348명으로 당연히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2017, 불한당) 변성현 감독이 있다. 변 감독의 논란은 '불한당' 개봉 직전 그가 과거 SNS에 올렸던 지역 비하, 여성 혐오 발언이 재조명되며 시작됐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변 감독은 사과글까지 게재했지만 예매 취소, 평점 테러는 계속됐다. 물론 변 감독의 경우 앞선 사례들과 달리 뒤늦게 영화가 재조명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박스오피스 순위가 하락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논란이 터지면 반감 여론이 퍼지면서 제대로 된 흥행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유명인들의 도덕성, 윤리성에 예민하다"면서도 "논란이 흥행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최근 관객들 사이에서는 작품은 작품 자체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영화의 완성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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