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유안타·한투 등 HTS, 마이너스 유가 인식 못해
키움 "미니 크루드 오일에 한정…거래량 크지 않아"
금감원 "피해 보상·재발 방지 이뤄져야"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사태가 속출했다. 금융감독원은 실태를 파악해 피해가 있다면 보상이 이뤄져야 할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원유시장 선물 만기가 겹치면서 마이너스(-) 37달러까지 추락하자 키움증권 등 증권사 HTS에서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키움증권 HTS로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매수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은 평가손익과 수익률에서 모두 'NaN' 표시가 되며 매매가 멈췄고, 고객 계좌 평가액이 증거금보다 낮아지면서 강제적으로 반대매매가 시행된 캐시콜(cash call)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새벽 유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후 마이너스 값을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해외선물옵션 중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에 한정된 사고였기 때문에 거래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피해 고객으로부터 민원을 접수받고 있으며,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내부 규정에 따라 보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유안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HTS에서도 유사한 오류가 발생했으나 피해 규모는 작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와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은 HTS가 마이너스 가격을 인식하진 못했지만 이전에 청산을 완료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태의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HTS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 발생이 확인된다면 증권사 측의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