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브로드웨이 새로운 신화를 쓴 뮤지컬 '렌트'가 돌아온다
1996년 미국 초연 당시 '올해 최고의 작품_뉴욕 타임즈', '브로드웨이를 재창조하다!_롤링스톤' 등 언론의 찬사와 함께 'Rent-Heads'(렌트 헤즈)라는 팬덤 문화를 일으키며 브로드웨이를 뒤흔들었던 화제의 뮤지컬 '렌트'가 오는 6월 16일부터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신시컴퍼니는 20일 '렌트'의 공연 일정과 함께 23명의 캐스팅 명단을 공개했다. 수많은 남자배우들이 꿈꾼,ㄴ '로저' 역은 오종혁과 장지후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실제 오디션에서 지원한 역할은 '로저' 역이 아닌 '마크'와 '콜린' 역이었으나, 그들의 노래를 먼저 들은 연출은 '로저' 역의 악보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두 배우는 단 이틀만에 놀라운 집중력과 열정으로 캐릭터를 준비했다. 그리고 결국 '로저'가 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신시컴퍼니] 2020.04.20 jyyang@newspim.com |
재능은 물론 성실함으로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비, 정원영, 배두훈, 전나영, 김지휘가 뮤지컬 '렌트'에 합류했다. 아이비는 '머리가 뚫릴 정도로 노래 잘하는 '미미'로 인정받은 아이비는 뮤지컬 인생 중 가장 파격적이고 극도로 섹시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지난해 뮤지컬 '아이다'의 타이틀 롤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던 전나영은 지금까지 공연에서 보여준 기품있는 모습과 180도 다른 '모린' 역으로 찾아온다. '마크' 역에는 정원영과 배두훈이, '엔젤' 역에는 김지휘가 출연한다.
또 한명의 '미미'는 2020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김수하가 무대에 ㄹ오른다. 2019년 DIMF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민경아는 '모린' 역으로,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를 사로잡는 정다희가 '조앤' 역으로 합류했다. '콜린' 역으로 지원한 임정모는 빼어난 노래 실력과 더불어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로 '베니' 역에 낙점됐다. 앙상블로 오디션을 지원한 유효진은 부드럽고 차별화된 음색으로 연출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일약 주연으로 낙점, '콜린' 역을 맡게 됐다.
2003년 이 작품으로 데뷔한 김호영 그리고 2009년 데뷔한 최재림도 돌아온다. 당시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배역에 맞는 캐릭터와 연기 그리고 가창력으로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 명실공히 최고의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한 뮤지컬 스타 김호영, 최재림은 다시 돌아온 '렌트'를 위해 오디션도 마다않는 열의를 보였다. 각각 엔젤과 콜린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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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와 친구들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위로 드러내,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했다.
최초 공개당시 브로드웨이의 비주류층이었던 젊은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지형을 뒤바꿨다. 브로드웨이 개막 하루 전, '렌트'의 창조자이자 상징이었던 라슨이 대동맥혈전으로 요절하여 더욱 드라마틱하게 각인됐다.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두어 12년간 총 5,123회 공연되었고, 전 세계 47개국 25개의 언어로 무대화되는 기록을 남겼다.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초연된 뮤지컬 '렌트'는 문화적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열광적인 뮤지컬 팬 문화'를 만든 최초의 작품이 되었다.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2011년까지 공연되어, 최정원, 남경주, 조승우, 전수경, 소냐, 윤공주 등 당대 최고의 스타가 거쳐갔다. 이건명, 김선영, 정선아, 김호영, 송용진, 최재림 등 수많은 신예들이 스타로 성장할 발판이 되기도 했다.
2020년은 뮤지컬 '렌트' 한국 공연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다시 무대를 찾는다. 이제는 젠더프리를 넘어 젠더리스를 이야기하고 에이즈를 죽음과 연결하지 않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렌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오는 6월 16일부터 8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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