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안동시가 지역 수상레저 관련단체 자부담이 포함된 예산으로 조성한 수상동력기구 접안시설(슬립웨이)을 민원야기 등의 이유로 권리포기각서를 받아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시키고 또 다시 연접 장소에 수 억원을 들여 유사 시설물 조성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갑질 행정과 혈세낭비, 풍부한 수자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안동시와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2020년도 체육진흥시설지원사업'에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 설치사업' 등 3개 사업이 선정됐다고 대내·외에 알렸다.
총 사업비는 20억 원(국비 6억 원, 도비 4억2000만 원, 시비 9억8000만 원)으로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 설치사업에는 7억 원이 들어간다.
이 예산으로 안동시는 지역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수상레저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요트 등 무동력 접안시설 2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애초 4곳에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부산지방국토청과의 하천점용공사 허가 협의 등에 따라 2곳만 확정된 상태이다.
[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안동 낙동강변에 조성된 수상레저 접안시설. 2020.4.17.nulcheon@newspim.com |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뒷말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이미 조성된 슬립웨이가 수년째 무용지물로 전락된 상황에 특정 체육단체를 위해 다시 수억 원을 쏟아 부으려는 계획을 안동시가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특정 단체에는 공무원을 비롯 다선의 안동시의원 등이 고문과 임원,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특혜 의혹도 일고 있다.
안동시 옥동 이 모(48) 씨는 "다수의 안동시 공무원과 다선 시의원이 특정 단체에 포진해 있다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앞서 시설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악의적인 민원을 조장해 무력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의심했다.
또 "해당 단체의 시의원과 공무원이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계획을 세우는데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미 조성된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계속 새로운 시설물은 조성하는 것은 세금낭비"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여론의 지적이 잇따르는데도 안동시는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각종 대회·행사 유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여가 체육 종목의 인프라 확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공무원 등 특정인을 위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제기된 의혹들을 일축했다.
안동시가 오는 10월로 예정된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조성하려는 해당 종목 경기장은 이미 안동댐에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된 상태여서 안동시가 세계대회 출전을 앞둔 다른 수상 스포츠 종목 선수들의 훈련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안동지역에선 전국 최초로 수상오토바이(수상 동력스포츠) 국가대표 선수가 발탁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해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를 길러내기 위해선 예산과 자원은 물론 온갖 정성을 들여서도 키워내기 어렵다"면서 "국가대표 선수를 확보한 안동시가 다른 종목에 눈을 돌리려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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