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배구조 12개국 중 9위...저평가 지속"
[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한국 민주당이 역사적인 선거 승리로 수십 년간 대기업을 지배해 온 가족 경영 사슬을 끊어낼 기회가 열렸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주요 외신들은 대부분 한국이 코로나19 전염병 발생 하에서 어떻게 선거를 무사히 잘 치렀나에 주목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성공이 민주당의 대승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16일(미국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선거 결과로 한국 대기업의 가족 경영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20.03.09 photo@newspim.com |
WSJ의 홍콩 주재 마이크 버드 기자는 민주당이 역사상 첫 다수당이 됐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지만 입법 봉쇄가 되었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풀어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버드 기자는 먼저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지배구조 주요 12개국 중에서 9위에 머물고 있으며 이런 문제 때문에 MSCI지수 내에서 한국이 선진시장으로 재분류되지 못했고, 한국 주가지수가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도 디스카운트 요인이기는 하겠지만, 채권시장에서 이 같은 위험 디스카운트가 계속될 조짐은 적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기업의 가족중심 지배구조가 어떤 영향을 보여주는지에 대한 병적인 사례로 올해 초 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이 사망했을 때 회사 주가가 9% 급등했던 것을 들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변 민생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제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3.27 dlsgur9757@newspim.com |
버드 기자는 최근 5년 사이 한국 주요기업의 배당률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서명하는 등 지배구조가 개선된 점도 있지만, 여전히 배당률이 순이익의 28%에 못미쳐 일본이 38%, 중국 30% 그리고 호주는 심지어 3분의 2가 넘는다는 점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출 담보 주식의 공개, 기업인 보수의 투명성 제고, 주주가 선택하는 독립이사 선임 장려 등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서도 이룰 수 있는 개혁 목록들이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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