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민주당 87석 vs 새누리당 34석…더 벌어진 격차
역대급 투표율, 민주당 승리로 이끌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 중 서울과 경기, 인천에만 절반 수준인 121개 지역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4·15 총선처럼 영·호남이 철저히 갈려 지역색이 더욱 뚜렷해진 선거에서 수도권은 더욱 중요한 승부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 성적표는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전체 121개 지역구 중 무려 103곳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82 vs 새누리당 35…21대는 103vs16
지난 총선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수도권 122개 지역구 중 민주당은 82곳,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은 35곳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는 121개 수도권 지역구 중 민주당이 103곳, 미래통합당이 16곳에서 승리했다. 4년 전에 비해 격차가 확연히 벌어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구(갑·을·병), 서초구(갑·을), 송파(갑·을), 용산구 등 8개 지역만 미래통합당이 가져갔다. 나머지 지역구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몫이 됐다.
특히 서울 주요 격전지였던 종로에서는 이낙연 민주당 후보가 황교안 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고, 광진을(고민정), 동작을(이수진), 구로을(윤건영) 등 수도권 거점지역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승기를 쥐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서울의 경우 민주당이 35곳, 새누리당이 12곳, 국민의당이 2곳을 가져갔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59개 지역구 중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51곳을 차지했다. 반면 통합당은 7곳, 정의당이 1곳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서울 인근 지역의 경기도는 대부분 민주당이 차지했다. 경기 고양시갑에서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당선됐을 뿐이었다.
통합당 후보들이 현역 의원으로 있던 안산시 단원구 갑·을은 각각 고영인 민주당 후보와 김남국 민주당 후보에게 돌아가면서 민주당이 탈환해왔다.
심재철 의원이 5선을 하며 지켜온 경기 안양시동안을도 이재정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의석이 민주당에 넘어갔다. 김학용 의원이 3선을 한 경기 안성 지역도 민주당에 의석을 내줬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종료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시민당 개표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2020.04.15 leehs@newspim.com |
통합당은 강원도와 충북·충남 지역에 인접한 경기도 외곽 지역구를 수성하는 데 그쳤다. 다만 성남시 분당갑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현역 의원인 김병관 후보를 꺾고 지역구를 탈환해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경기도 60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40곳, 새누리당이 19곳, 정의당이 1곳을 차지했었다.
전국 총선 축소판이라 불리는 인천은 민주당의 압승을 그대로 보여줬다. 전체 13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11곳을 차지한 것.
통합당은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단 한 곳만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보수세가 강하다고 여겨졌던 인천 연수구와 남구 등도 모두 민주당에 넘어갔다.
그나마 통합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윤상현 동·미추홀을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 진영이 2석을 차지하게 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인천 13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7곳, 새누리당이 4곳을 차지했는데,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윤상현·안상수 의원이 새누리당에 복당하면서 총 6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앞 줄 가운데)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낙담하고 있다. 2020.04.15 kilroy023@newspim.com |
◆66.2% 역대급 투표율, 민주당에 표 몰아줬다
21대 총선은 28년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6.2%다. 20대 총선 최종 투표율이 58.0%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유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나라를 이끌고 갈 정치 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했고, 그것이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고치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을 때부터 여야는 모두 지지층 결집을 희망했었다. 여당은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기를, 야당은 정권심판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많은 국민들이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지지층 뿐 아니라 중도층까지 통합당에게서 등을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은 성공적이었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19는 정부여당의 선거에 '악재'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응이 해외 여러 나라에서 모범 사례로 꼽히고 확진자 수도 급감하면서 정부에 대한 여론은 좋아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까지 결정되면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은 무뎌졌다.
반대로 야당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선거를 앞두고 급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이어 터지는 야권 인사들의 막말 논란으로 인해 변한 것이 없는 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이로써 21대 총선은 민주당의 압승, 통합당의 참패로 결론 났다. 지역구 의석과 예상 비례의석을 합하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총 180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총 103석을 가져갔다. 정의당은 지역구 1석에 비례의석 5석을 더해 총 6석을 갖게 됐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은 3석, 열린민주당도 3석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