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세계 최대 코로나19(COVID-19) 감염지가 된 미국 뉴욕시. 한달 째 이어지는 자택 대피령 속에 뉴욕시앤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됐고, 하루 종일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앰블런스 소리가 텅빈 거리를 메우고 있다.
뉴욕시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1일(현지시간) 6367명에 달했고, 급증하는 사망자를 처리하다 못해 외딴 섬에 집단 가매장을 하는 참상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최근 뉴욕 맨해튼 빌딩 숲에선 오후 7시마다 어김없이 박수와 환성, 음악 소리가 퍼져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일 저녁 7시 뉴욕시에 나는 소리'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색다른 상황을 집중 소개했다. 이 환호성의 정체는 뉴욕 시민들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응원하고 이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소리다.
[뉴욕타임스 캡쳐] |
신문은 시민들이 저녁 7시만 되면 하나둘씩 베란다와 창가로 나와 박수를 치고 도구를 이용해 소리를 내고 있다며 뉴요커들이 올린 동영상들도 함께 소개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바로 옆 어퍼이스트사이드 지역의 주민은 박수와 환호로 가득한 영상을 올리며 "앰뷸런스 소리가 더 크고 끊임없이 들렸지만 우리가 낸 소리도 그랬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뉴욕 이스트빌리지 주민도 집에서 촬영한 영상과 코로나19 병원 지원을 위해 뉴욕 도로를 걸어가던 주 방위군들이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도 소개됐다. 곳곳마다 들리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뉴욕 뉴욕'은 자연스럽게 '코로나19'응원가'가 됐다.
신문은 이같은 환호성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고립돼온 사람들이 서로 '연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한 교민도 "저녁마다 거리에서 응원 소리가 들려와 감동을 느낀다"면서 "가족들이 함께 동참하곤 한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의 공포 속에 발이 묶인 시민들이 다 같이 베란다와 창가로 나와 노래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며 극복을 격려하는 건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