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 경제를 마비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된서리를 맞았다.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하루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부터 뉴욕의 호텔까지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비즈니스가 대부분 코로나19 사태에 '셧다운' 된 업종에 집중,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규모의 워싱턴 호텔 매각 역시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운영하는 트럼프 그룹이 코로나19타격으로 인해 하루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룹의 핵심 비즈니스는 호텔 및 리조트, 레저, 관광 등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특히 크게 타격을 받은 업종에 집중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뉴욕과 플로리다, 라스베거스,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의 트럼프 그룹 호텔은 5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하거나 무급 휴가 조치한 실정이다.
상당수의 트럼프 브랜드 호텔이 문을 닫았고, 영업을 계속 하는 호텔 역시 객실이 거의 텅 빈 채 개점 휴업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과 종종 회동을 갖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와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그리고 라스베거스의 골프장과 리조트 등 상당수의 사업장이 바이러스 확산에 폐쇄됐다.
트럼프 그룹의 간판급 호텔에 해당하는 워싱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직원에 따르면 총 263개 객실 가운데 지난달 최악의 경우 공실이 252개에 달했다.
골프장과 컨벤션 센터, 각종 연회장을 갖춘 도럴의 매출 손실만 하루 20만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WSJ의 판단이다.
아울러 워싱턴과 뉴욕의 호텔 비즈니스에서도 하루 30만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호텔 매각도 불투명해졌다. 미국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트럼프 그룹은 워싱턴 호텔의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두 명의 잠재 인수자와 각각 3억2000만달러 및 3억5000만달러 규모로 협상을 벌였지만 이 역시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협상 가격이 당초 트럼프 그룹이 목표했던 5억달러에 못 미치지만 3억5000만달러에 딜이 성사될 경우 워싱턴D.C.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호텔 매각으로 기록될 전망이었다.
해당 호텔은 백악관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했고, 공화당 인사들이 종종 모임을 갖는 허브로 통한다.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호텔은 물론이고 부대 사업에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바이러스 확산이 집중된 뉴욕과 뉴저지의 골프 코스 연간 매출액이 4500만달러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손실 규모가 작지 않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골프장 경영자들은 해당 주정부에 팬데믹 상황에도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사업장을 폐쇄할 경우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1만5000명으로 집계됐고, 최근 백악관은 사망자가 최대 24만명에 이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