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선거 현수막으로 '총선 분위기'
유세차 띄우지만... 무음·저소음으로 조심조심
[광주=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오메~ 선거운동하나비네."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광주 시내 곳곳에서는 유세차량이 눈에 띄었다. 차량을 접한 시민들은 그제야 총선 기간임을 인지한 듯 했다.
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식 선거운동 첫날에도 요란한 선거운동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후보들 대부분은 마이크를 잡기 보단 출근인사와 상가방문 등 조용한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광주=뉴스핌] 김준희 기자 = 광주송정역 전경 2020.04.02 zunii@newspim.com |
선거철이면 각 후보별 로고송과 마이크를 든 후보들이 탄 유세차량,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으로 떠들썩했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경제침체로 국민들 사기가 떨어진 상태에서 '튀는 행동'은 서로서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양향자 광주 서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마재사거리에서 출근 인사에 나섰다. 평소와 다른 점은 그의 곁에 유세차량과 전광판이 함께였다는 점이다. 양 후보 측은 소음공해를 우려해 전광판 영상은 무음으로 틀었다.
서구을 천정배 민생당 후보는 풍금사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자신의 이름을 새긴 초록색 마스크 착용을 잊지 않았다.
[광주=뉴스핌] 김준희 기자 = 양향자 광주 서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오전 광주 서구 마재사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향자 후보 캠프 제공] 2020.04.02 zunii@newspim.com |
광주송정역(KTX호남선)과 광주공항을 끼고 있는 광주 광산갑 지역에서도 차분하지만 숨 가쁜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용빈 민주당 후보는 캠프 자원봉사자들과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지하철역 방역으로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김동철 민생당 후보 캠프는 김 후보가 민생당 후보자들과 국립 5·18민주묘역 참배를 간 사이에도 분주히 송정동과 월곡동 등을 누볐다.
길거리는 파란색(민주당) 현수막부터 초록(민생당)·노랑(정의당)·주황(민중당)·분홍(미래통합당) 등 다채로운 색의 총선용 현수막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현수막이 휘날리는 지하철역과 유동인구가 많은 사거리 인근에서는 어렴풋이 총선 분위기가 느껴졌다.
총선 유세차는 자리를 옮겨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인도 바로 옆에 놓인 유세차에서는 후보자의 총선공약 소개 음성이 조용히 흘러 나왔다. 차도가 많은 대로변 한복판에서 유세용 로고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광주=뉴스핌] 김준희 기자 = 어린이들이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어등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은 선거 벽보를 보고 있다. 2020.04.02 zunii@newspim.com |
선거구별로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선거 벽보도 이날부터 부착됐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짧게는 2초, 길게는 1분 가까이 후보자들의 이력과 공약을 뜯어봤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후보자들과 유권자 모두 대면접촉을 꺼리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총선에 대한 관심은 낮은 분위기다.
광주송정역 앞에서 만난 19년 차 택시기사 김모씨(64·여)는 "주변에서 총선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택시 기사인 우리도 분위기를 잘 모를 정도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으니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 중인 50대 남자 사장은 "코로나 때문에 아예 안 나오는 시장 상인이 반절"이라며 "정치 얘기가 부쩍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뉴스핌] 김준희 기자 = 광주 광산갑 김동철 민생당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2일 오전 길거리 유세에 나섰다. 2020.04.02 zunii@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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