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 프로 휴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벙커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로부터 구제 요청해 관철
볼 옆에 카트 도로·지주목·스프링클러 헤드 등 장해물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구제 이끌어내길
Q: 비정상적인 코스상태가 플레이하는데 방해가 될 것같기도 하고, 안될 것같기도 합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A:[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골프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구제를 받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플레이어의 권리이니까요.
지난주 미국PGA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라운드 후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남자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답게 첫날 많은 기록과 볼거리가 나왔는데, 무효가 됐으니 아쉽습니다.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17번홀(파3)에서 매켄지 휴즈의 볼이 벙커에 반쯤 박혔고 그 옆에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볼과 카메라는 제법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휴즈는 벙커샷 스윙 구역에 카메라가 방해가 된다고 주장해 구제를 허용받았다. 볼 왼쪽의 티는 구제의 기준점을 표시하기 위해 꽂은 것이고, 휴즈는 그로부터 한 클럽 길이내에 드롭한 후 벙커샷을 했다. [사진=트위터닷컴] |
대회가 열린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에는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해 코스 곳곳에 120개의 작은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그 코스의 시그너처 홀이라고 할 수 있는 17번홀(길이 143야드)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그 홀에서 매켄지 휴즈(캐나다)의 갭웨지 티샷이 그린앞 벙커에 빠졌습니다. 볼이 반쯤 모래에 묻히는 고약한 라이였습니다. 볼은 벙커 가장자리에서 약 30cm 떨어진 지점에 박혔는데, 벙커 가장자리 부근에 작은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휴즈는 지난달 혼다 클래식에서 임성재가 우승할 당시 챔피언조로 함께 플레이한 선수로, 그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휴즈는 경기위원(로비 웨어)을 불렀습니다. 볼을 탈출시키기 위해 상당량의 모래를 퍼내다 보면 클럽이 카메라(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에 닿을 수 있는데, 그로 인한 방해로부터 페널티 없는 구제가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경기위원은 곧 판정을 내리지 않고 "구사하려는 샷이 어떤 것이냐? 올려치는 샷이냐, 내려치는 샷이냐?" "볼을 띄우려면 모래를 내려쳐야 하지 않겠느냐?" 등 몇 가지를 질문했습니다. 휴즈는 "샷을 한 후 클럽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방해가 될 것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컨대 스윙 구역에 카메라가 물리적으로 방해가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경기위원은 휴즈의 설명을 찬찬히 듣고는 "당신의 스윙에 카메라가 걸린다고 느낀다면 구제를 받아야 하겠지"라며 구제를 허용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구사할 샷에 대해 끈질기고 일관되게 설명한 결과 얻어낸 구제였습니다.
휴즈는 비정상적인 코스상태로 인한 방해로부터 구제받아 볼을 드롭한 후 벙커샷을 했습니다. 볼은 홀옆 2.4m 지점에 떨어졌고, 그는 파퍼트를 실패해 보기를 기록했습니다.
볼이 카트 도로·지주목·스프링클러 헤드 등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근처에 멈출 경우 구제 여부가 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사용할 클럽이나 샷의 방향, 스윙 구역, 스탠스 등에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한 후 구제를 요청하면, 그것이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경기위원도 플레이어 편에서 화답할 것입니다.
특히 스탠스 구역이나 스윙 구역에 방해되지 않는지 모모이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경기위원을 불러도 구제를 안해주겠지?'하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1타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골프 규칙 12.3 및 16.1>.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