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과 지원 직군 엮은 '스토리' 필요
필기시험, 블라인드 면접까지 준비해야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채용 일정이 연기되면서 취준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취업 준비기간이 늘어난 만큼 전문지식을 내세울 수 있는 관련 자격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 은행 채용담당자들은 블라인드 면접까지 대비할 수 있는 자격증을 준비하기 위해 미리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른 바 취뽀(취업 뽀개기) 자격증이다.
은행 및 금융권 취업을 위한 자격증은 무수히 많다. 일반적으로 가장 상위레벨에 있는 자격증은 ▲국제재무분석사(CFA) ▲공인회계사(CPA) ▲미국공인회계사(AICPA)가 꼽힌다. 한 단계 밑으로는 ▲국제재무설계사(CFP) ▲재무설계사(AFPK) ▲투자자산운용사 ▲재무위험관리사 ▲금융투자분석사가 있다. 그 아래로는 ▲외환전문역1·2종 ▲국제무역사 ▲펀드/증권투자권유대행인 ▲펀드/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 ▲은행FP ▲은행텔러 등이 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20.03.12 bjgchina@newspim.com |
시험별로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CFA, CPA 등 준비에는 몇 년씩 걸리는데다, CFA는 근무경력을 요구하지 않는 레벨2 까지만 받더라도 물리적으로 최소 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AICPA는 미국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시험 문제는 전국 공통이지만 각 주(州) 별로 시험 절차나 요구 서류에 차이가 있다. 이들 시험은 비용도 비싼 편이고, 준비에도 돈이 들어간다.
그 외 자격증들은 비 전공자도 몇 주~몇 개월 내에 합격이 가능하다.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에는 은행원들이 승진이나 겸업을 위해 보던 외환전문역, 투자권유대행인 등을 취득하고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채용담당자들은 자격증에 '올인'하기 보다는 자신의 스펙과 지원 방향 등을 고려해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채용공고에 명시해 놓지 않은 자격증은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은행 담당자는 "변호사, 회계사, CFA 등 어려운 자격증은 당연히 우대하고, 그 외 자격증도 난이도에 따라 서류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며 "투자자산운용사나 국제무역사 등 자격증은 은행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이나 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취준생이 참고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은행 업무와는 상관 없는 자격증을 자기소개서에서 언급하는 경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2~3년씩 걸리는 고난이도 자격증을 취준생이 일부러 공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은행 관계자들은 일반 금융 자격증도 본인의 경험과 지원 직군 등을 엮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개인영업을 강조하고 싶다면 보험·증권 등 상품 자격증이, 외환·무역금융 업무에 지원하고 싶다면 외환전문역2종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자격증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담당자들은 설명했다.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나면 면접에서는 원칙적으로 자신이 보유한 자격증을 어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B은행 담당자는 "필기시험에도 경제 금융 지식이 필요한 만큼 자격증 공부도 추천한다"며 "특히 면접에서 은행 업무와 관련 지식을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증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만큼 어려운 자격증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대외활동과 외국어능력 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예전에 비해 CFA나 세무사 등 자격증을 가진 은행원들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C은행 담당자는 "자격증이 없더라도 최근 이슈를 파악하고 은행의 업무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면접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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