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면접 일정 줄줄이 연기…채용 공고 조차 못내
수시채용도 일단 멈춤…"채용 계획 가늠 어렵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코로나19로 은행권 상반기 채용 일정이 올스톱됐다. 면접 날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채용 계획조차 잡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이러다 채용 자체가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위한 면접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코로나 사태로 언제까지 미루게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월 31일부터 지원서를 접수받기 시작해 이맘때면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마쳐야 하지만 일정이 줄줄이 밀렸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9일 예정됐던 필기시험 전형도 한 차례 연기해 실시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 있다. 2019.08.27 mironj19@newspim.com |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주요 은행들은 통상 2월 말부터 3~4월까지 모집 공고를 내고 5월부터 서류전형, 필기시험, 변접 등을 진행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 채용 공고조차 내지 못했다. 지난해 2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지원서를 접수받았지만 올해는 계획을 잡지 못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예년처럼 4월에 공고를 내려면 지금쯤 계획이 잡혀야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합숙 면접 등을 진행할 수 없다"며 "현재 연수원 등 대규모 인원을 모을 수 있는 장소들이 연무연속성계획(BCP)에 따라 대체 사업장으로 쓰이고 있어 여건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직군을 뽑는 수시채용도 멈췄다. 은행권에선 특화 인재를 뽑기 위해 수시채용을 늘리는 추세였지만, 인사부서에서 관련 절차를 아예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사담당 부서에서 인력 요청을 받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은 기존 인력으로 버텨야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만 1000명 이상을 뽑는 은행권 채용 시장이 막히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정이 연기되는 것을 넘어 채용 자체가 무산되거나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권 취업준비생은 "은행, 증권사 등 채용 일정이 줄줄이 연기됐다"며 "자격증 시험도 밀리면서 상반기 계획이 다 틀어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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