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13일 오전 6시까지 80만 권리당원 투표 마감
통합당·미래한국당 과반 막고 원외 소수정당 원내 진출 명분
"의원 꿔주기·비례 경선 관여 안한다"...위성정당 논란 차단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2일부터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권리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투표 결과에 따라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찬성으로 결론을 지은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미래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민주당은 20대 국회가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를 야당의 숱한 국회 보이콧으로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국회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원내 진출을 저지하자는 명분으로 선거연합정당 참여를 내걸었다. 민주연구원 시나리오대로 선거연합정당이 민주당 지지율 40% 가량을 흡수할 수 있다면 연합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 12석과 병립형 비례대표 7석을 획득할 수 있다.
민주당은 연합정당 병립형 비례대표 7석을 민주당이 선출한 비례대표에게 배정한다면 합류하겠다고 제안했다. 7석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40%를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획득 가능한 병립형 비례대표 의석이다.
나머지 12석은 원내 진출을 원하는 녹색당·미래당 등 연합정당에 참여하고자하는 소수정당이나 정치개혁연합, 플랫폼정당 시민을위하여 등이 협상하라는 제안이다. 결국 그동안 봉쇄조항 3%를 넘기지 못하던 원외정당들에게 민주당 지지율 40%에 업히라는 제안이다.
한편 정의당은 연합정당에 불참하겠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정의당은 지난 8일 전국위원회에서 선거연합정당 불참 결의문을 채택했다. 정의당 당헌에 따르면 전국위원회는 당대회 개최 전까지 최고의결기구로 이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3.11 kilroy023@newspim.com |
◆민주연구원 "선거연합정당 꾸리면 범진보 149석, 범보수 138석"
민주당은 지난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민주당이 비례용 연합정당에 참여할 때를 가정해 예상 의석수를 밝혔다. 이 위원장이 가정한 정당득표율은 연합정당 40%, 미래한국당 40%, 정의당 10%, 민생당 5%, 국민의당 5%다.
이근형 위원장 시나리오대로라면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30석을 얻는다. 3월 현재 민주당 지역구 의석 116석에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호남 지역구 의석을 더하고 몇몇 지역구 의석을 제외했을 때를 가정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비례용 선거연합정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40%를 흡수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12석과 병립형 비례대표 의석 7석을 더한 19석을 차지할 수 있다.
현행 선거법 하에서 민주당이 연합정당 없이 선거를 진행한다면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차지할 수 없다. 총 300석중 지역구 의석만으로 정당득표율을 뛰어 넘어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30석중 미래한국당이 20석을 넘게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21대 국회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의원들 여론이 대부분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현역 의원들 여론은 미래통합당 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는 것을 저지하자는 것으로 모아졌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례 연합정당 참여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권리당원 투표를 하고 있다. 오늘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진행하며 문항은 연합정당 참여 찬성·반대를 묻는 1개로 구성됐다. 2020.03.12 leehs@newspim.com |
◆"연합정당 비례대표 선출 관여 않겠다. 7석만 보장해달라"
현재 정치개혁연대나 시민을위하여 등 진보진영에서 발족된 비례용 선거연합정당은 창당 절차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정당이란 큰 지붕 아래 민주당과 소수정당들이 비례대표를 이적 시켜 연합정당 이름으로 후보를 내자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연합정당 비례대표 의석중 7석을 요구하고 있다. 7석은 민주당이 선거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냈을 때 획득 가능한 병립형 비례대표 의석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후순위 배치를 협상안으로 내밀었다. 이를테면 연합정당 비례대표 선거 명부 1~12번은 소수정당에게, 나머지 13~19번은 민주당이 선출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에게 달라는 입장이다. 녹색당이나 미래당 등 그동안 봉쇄조항 3%를 넘지 못해 원내진출을 못하던 소수정당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1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에서) 먼저 후순위로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원내진출을 원하는 소수 정당들도 함께 따라올 것"이라며 "소수정당 합류가 결정되면 비례대표 후보 등록 절차 등은 기술적 문제라 조속한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2020.03.09 leehs@newspim.com |
다만 민주당은 연합정당 내에서의 비례대표 선출 절차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라는 지적을 사전에 피하기 위해서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1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비례대표 선출 절차에 주도한다면 미래한국당과 다를 바 없는 위성정당이 되어버린다"며 "'꼼수에 꼼수로 맞선다'는 야권 비판에 빌미를 내어주는 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기호 순번을 올리기 위한) 현역 의원 꿔주기도 가능성이 낮다"이라며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는 기호 10번이었다. 유권자들이 잘 선택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통으로 알려진 중진 의원은 "중앙당 창당이 어려울 뿐 이미 만들어진 선거연합정당을 활용한다면 후보 등록일인 26일 이전까지 충분히 가능하다"며 "합의만 된다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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