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건당국 인정에도 WHO "주된 감염경로는 비말 전파"
수술이나 기관지삽관 등 특수 상황에서는 가능성 있어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이 코로나19의 에어로졸 전파(공기 중 감염) 가능성을 조건부 인정하면서 국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국가위건위)는 지난 4일 대소변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가능하다며 대소변이 환경을 오염시켜 에어로졸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초미세 구조 형태. Alissa Eckert, MS; Dan Higgins, MAM/CDC/Handout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가위건위는 지난달에도 "상대적으로 폐쇄된 공간에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에어로졸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의 '신종 코로나폐렴 진료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변이 공기 중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장기간 노출될 경우 그동안 주된 감염경로로 알려진 비말(침방울)뿐만 아니라 에어로졸로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화장실 등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주 전파 경로는 '비말', 즉 침방울이며 에어로졸 감염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원칙적으로 코로나19가 감염자와의 밀접접촉 시 비말을 통해서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WHO 국제전문가팀은 지난달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담은 공동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는 감염자와의 밀접접촉 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며 "보건 시설 등 특정적으로 에어로졸 전파가 행해지는 것을 상상할 수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누적 확진자 6000명을 넘어선 국내에서도 코로나19의 주된 전파 경로는 여전히 비말로 보고 있다. 때문에 발열에 호흡기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할 때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나 정전기 필터를 장착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국내 전문가들과 방역당국 역시 코로나19가 비말로 전파되며, 에어로졸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전파 방식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공기 중 전파가 이뤄지려면 기침으로 인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있을 정도로 작아야 하는데, 코로나19의 경우 감염경로인 비말의 크기가 6㎛(마이크로미터)에 달한다. 이는 보건용 마스크와 면마스크로도 차단할 수 있는 크기로, 공기 중에 떠 있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수술이나 내시경, 기관삽관 등의 특수한 환경에서는 무수한 에어로졸이 형성되면서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의료기관이나 수술실 내에서의 특수한 환경을 전제 조건으로 한 것으로,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코로나19의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코로나19는 기침할 때 1~2미터 가량 튀어나오는 비말이 코와 눈에 묻어서 감염된다"며 "소아의 경우는 콧물이 많이 흐르는데 콧물을 닦은 손이 여러 환경을 오염시켜 전파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공기순환이 안 좋거나 공조시스템이 안 좋거나 병원 내 공조시스템의 문제 등으로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등 일부 특수한 환경에서는 에어로졸로 인한 전파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접촉과 비말로 인한 전파"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금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은 지역사회 내에서 공기 전파(에어로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의 의견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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