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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애널리스트의 '하루'

기사입력 : 2020년03월05일 10:56

최종수정 : 2020년03월06일 09:49

투자 전략부터 랩어카운트·펀드운용 자문까지
새벽 출근-부서별 회의-외부 미팅..."효율성에 초점"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스트레티지스트(strategist, 투자전략가)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으로 불려왔다. 기업을 탐방하고 분석하는 섹터 애널리스트에 비해 더 많은 근무시간과 고민, 고뇌가 필요한 데다 시황 변화 방향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이들에게 새로운 업무가 추가됐다. 투자 포트폴리오 수립이다.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맞게 투자 전략을 세우고 투자 방안까지 제시하는 거다. 일부 증권사는 이들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랩어카운트나 펀드 운용을 자문하기도 한다. 이러니 명칭도 '포트폴리오 애널리스트'로 바뀌었다. 물론 더욱 바빠졌다.

◆오전 6시30분 출근, 해외시장 체크부터

국내 한 증권사에 근무하는 7년차 스트레티지스트 A씨는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6시 30분 전후로 회사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 별을 보며 집을 나선다. 8시 미팅 전, 새벽에 마감하는 미국 증시를 비롯해 해외 증시를 체크한다. 발표된 경제지표의 변동과 주요 이슈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다른 애널리스트와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국내 언론사 특파원들이 쓴 기사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의 사고를 경험한 후 직접 원문을 체크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A씨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발표되는 정책 방향이나 기자회견 내용을 직접 듣지 않고 언론 기사를 참고하면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없다"며 "직전 회의와 똑같은 단어와 표현을 썼더라도 상황이 달라지면 다르게 해석되지 않는가"라고 설명한다.

8시 시작된 리서치센터 아침 미팅에서 시장 동향에 대한 브리핑을 무사히 마쳤다. 작성한 자료를 공유하고, 관련 질문을 받기도 하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A씨가 작성한 자료는 기관 투자자는 물론 사내 트레이딩, 홀세일 및 리테일 영업, 기업금융(IB) 업무에도 활용된다. 또 같은 금융그룹에 속한 계열사로도 전파된다.

이 때문에 이런저런 미팅이 많다. 1주일에 한 두 번 하는 정기 부서회의는 오히려 갈수록 중요도가 떨어진다. 수시로 부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사내 공식채널 메신저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공유한다. 긴급한 상황에는 오프라인 미팅을 열기 때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도 대응하기 위해 관련 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맞추는 작업이 있었다.

◆온·오프라인 수시 미팅‥오후 세미나·리포트 등 '빠듯'

한국 증시가 오후 3시 30분 종료되지만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신흥국 담당자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A씨는 기관투자자 세미나를 가야 한다. 하루에 한 번꼴로 외부 일정을 나간다. 기관투자자 세미나에 가거나 VIP 고객들을 만나 설명을 해야 한다. 기관 세미나에 참석하면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동 시간을 포함하면 오후 일정이 빠듯하다.

최근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축소되면서 효율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 어영부영하다간 5시 30분 이후 사내 PC가 일제히 꺼지므로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로 세미나를 갈 때는 왕복 이동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법인영업부 담당자에게 국민연금에 갈 때 가급적 3, 4개 세미나를 하루에 잡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일정을 입맛대로 맞추기가 쉽지 않다.

A씨는 "공식적인 근무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업무시간에 효율을 최대한 높이자는 게 최근 추세"라면서 "고객도 관리하는 고객, 거래하는 법인 등을 중심으로 미팅을 잡아야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퇴근 전에는 리포트를 작성한다. 여러 회의에서 주문받은 아이템이나 고객들이 요청한 문제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줘야 한다. 리포트는 '근무시간 외' 업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여전히 주말에도 출근해 다음 주 시장을 준비하기도 한다.

증권가에도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바람이 불고 로보어드바이저나 대체투자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맡은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과거처럼 투자한 만큼 개인 명성을 날리는 것을 기대하지는 못한다. 기관투자자와 저녁 약속이 상당히 줄어든 건 다행이다.

 

bom2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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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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