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에 26일 세계증시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금과 미 국채 등 안전자산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중국 외 지역에서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본토에서는 3000명 가량이 목숨을 잃었고 극단적 봉쇄령에 제조업경기와 소비지출이 얼어붙었다.
이제 코로나19가 아시아로부터 유럽과 중동까지 확산하는 양상을 보여 다른 국가에서도 중국과 같은 경제활동 마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롬바르드오디에의 수석 전략가는 살만 아흐메드는 "중국은 경제 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했고, 이는 국내 경제에 치명타를 안겼다"며 "시장은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 지수가 2개월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며, 이번 주에만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3645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3% 이상 급락했으며,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 하락했다.
도쿄증시는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0.8% 하락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는 1% 내리고 있으며,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6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경기 하강 우려는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 급락으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해 들어 6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사상최저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독일 10년물 수익률도 -0.5%를 밑돌며 4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섰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
머니마켓에서는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25bp씩 두 차례, 유럽중앙은행(ECB)이 10bp 각각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란은행의 9월 금리인하 확률은 거의 100%로 예상되고 있다.
아흐메드는 "시장의 이러한 베팅은 구조 요청"이라며 "다만 미국에서 이탈리아처럼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는 한 연준이 상반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미달러는 최근 강세 흐름을 접고 하락하고 있다. 달러는 엔 대비 10개월 만에 최고치, 유로 대비 근 3년 만에 최고치에서 후퇴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 일각에서는 달러 하락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자산 전략 책임자인 피터 챗웰은 "현재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비둘기 행보 전망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다시 달러 랠리가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며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650달러로 1% 오르며 다시금 7년 만에 최고치인 1688달러66센트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반면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53달러66센트로 1.11% 하락 중이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26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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