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진화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이른바 중국 테마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물론이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들 역시 연일 주가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바이러스가 여전히 확산되고 있는 데다 중국 비즈니스의 정상화 및 소비자들의 수요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중국 종목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올들어 주가 하락을 연출했다.
특히 중국판 테슬라로 통하는 전기차 업체 NIO가 연초 30% 폭등했지만 이를 모두 반납하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킨 커피도 마찬가지.
S&P500 지수가 지난 14일까지 연초 이후 총 12차례에 걸쳐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4.6%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종목도 된서리를 맞았다. 골드만 삭스가 운영하는 관련 종목 바스켓이 올들어 5.4% 후퇴한 것.
여기에는 쓰리엠(3M)과 라스베가스 샌즈, 염 차이나 홀딩스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68개 미국 기업이 포함됐다.
이날 애플이 코로나19 후폭풍을 앞세워 분기 매출액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층 더 냉각됐다.
스타벅스와 KFC 등 외식업계와 카지노 업체, 디즈니까지 중국 매장을 폐쇄했고, 자동차를 필두로 주요 제조업체의 생산라인 가동이 멈춘 만큼 애플에 이어 상당수의 기업들이 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7일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800명을 넘어섰고,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는 7만2000여명에 이른다.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은 만큼 감염자와 희생자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각 업계의 손실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포트폴리오 운용 업체 파 밀러 앤드 워싱턴의 마이클 파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테마 관련 종목의 하락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이 펀더멘털에 커다란 흠집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염 차이나의 매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염 차이나는 중국에서 9000여개의 KFC 및 피자헛, 그밖에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초 업체는 30% 이상의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 주가는 연초 이후 6.6% 떨어졌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성급한 매수를 경계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소멸하더라도 경제적 충격이 일정 기간 지속될 여지가 높고, 관련 업체의 실적 악화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는 중국 관련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JP모간을 포함한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1.3%까지 후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