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10일 세계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2% 하락 중이다.
MSCI 전세계지수 6개월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초반의 낙폭을 좁히기는 했으나 0.4%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6%, 한국 코스피지수는 0.5% 각각 내렸다.
다만 일부 중국 기업들이 연장된 춘제 연휴를 끝내고 10일(현지시간) 조업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중국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0.3%, 블루칩지수인 CSI300 지수는 0.5% 각각 올랐다.
하지만 조업 재개 요건이 강화된 데다, 물자 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재택 근무를 연장하거나 생산을 연기한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3% 내리고 있다. 여행과 레저 관련주들이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서 신페인(Sinn Fein)당이 약진하면서, 약 한 세기 동안 이어진 중도 우파 성향의 양당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돼 아일랜드증시의 주요 지수가 1.2% 급락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0.5~0.9% 하락했으나, 이날 미국 주가지수선물은 상승하고 있다.
세계증시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된 초기에 보였던 낙폭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해펠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단기적 소음은 제거하고 이머징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투자의견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단호한 대처 덕분에 신종 코로나 확산이 통제될 것이라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제네랄리인베스트먼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마틴 울버그는 "확진자 수치를 살펴보면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데이터 상으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2월 말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주 증시 상승을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인한 증시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 채권(역레포) 금리 인하를 통한 대규모 유동성 투입에 이어 특별 재대출 기금을 통한 기업 지원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로 세계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세계 경제 피해액이 올해 1분기 28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 예상하며 "이는 세계 경제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비 성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0시 현재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환자가 4만171명, 사망자가 908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중국 체류 외국인 누적 확진자도 27명에 이르렀고, 이 중 미국인과 일본인 2명이 사망했다.
중국 본토 외 지역에서는 27개국에서 38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중 필리핀과 홍콩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 1% 이상 급등했던 미달러는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강력한 고용지표가 신종 코로나 여파가 우려되는 중국 및 독일 산업생산이 급감한 유로존 경제와 대조되며 달러가 강력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상품시장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4달러20센트로 0.5% 내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17일 이후 지금까지 14% 하락했고, 세계 경제 건전성 척도로 간주되는 구리는 10% 가량 내렸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개월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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