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해 하원에서 증언했던 알렉신더 빈드먼 중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상원의 탄핵 심판 무죄 종결로 면죄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자신에 불리한 내부 고발자와 협력자들에 대해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NN 방송은 이날 오후 빈드먼 중령이 그동안 근무해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해고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빈드먼 중령은 이날 백악관로 출근했다가 오후에 감시인이 동행하는 가운데 집무실에서 쫓겨 났다고 전했다.
빈드먼 중령의 변호인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빈드먼 중령은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백악관에서 떠날 것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빈드먼 중령 거취에 대한 묻자 "나는 그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미 하원에서 증언하고 있는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빈드먼 중령을 백악관에서 내쫓을 것이란 관측은 전날 밤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CNN 방송은 빈드먼 중령이 최근 동료들에게 "빠르면 이달 중 백악관을 떠나 국방부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빈드먼 중령을 더 빨리 내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빈드먼 중령을 NSC에서 쫓아내 국방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7월 NSC로 파견돼 근무해온 빈드먼 중령을 당초 올해 7월까지 2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할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하원의 탄핵 조사에 출석,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통화에 대해 증언을 했다.
통화를 직접 청취했던 빈드면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원조를 대가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으며 NSC 법률팀에도 이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증언, 눈길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구소련 이민자 출신인 빈드먼 중령은 증언 당시 "정치와 당파에 상관없이 미국을 방어하는 것이 나의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윗을 통해 빈드먼 중령을 '네버 트럼프'(트럼프 반대 인사) 증인이라고 부르며 강력히 비판했다.
빈드먼 중령에 대한 인사 보복 우려가 높아지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보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도 하원 탄핵 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고든 선덜랜드 유럽연합(EU) 대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최초 내부 고발자에 대해서도 신원 공개와 민주당과의 유착 의혹 규명을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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