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불안감에 50달러 아래로 무너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수요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50센트(1%) 하락한 49.61달러에 마감됐다.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49센트(0.9%) 밀린 배럴당 53.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확산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유가는 지난 2주 동안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초반 유가는 OPEC 회원국과 원유를 생산하는 러시아 등 비(非)회원국 10곳의 연합을 일컫는 'OPEC+'가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반등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인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이 국제유가 안정에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으며, OPEC+가 4일부터 이틀 동안 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가 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감산 규모는 일일 5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이다.
하지만 현재의 감산 합의를 어렵게 도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감산에 나서야 하는 일이 쉽지 않으며, 현재의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감산 안도감을 이내 짓눌렀다.
BNP파리바 상품전략대표 해리 칠링구리안은 "OPEC+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단기간에 잡힐 것이라 생각한다면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현재의 저유가를 참아내고 추가 감산을 하지 않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이 석유 생산을 제한할 타이밍인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한 점도 유가에는 부담이 됐다.
한편 BP 금융대표 브라이언 길버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올 한해 석유 수요가 일일 평균 30만~50만 배럴 축소될 것으로 점쳤는데, 이는 글로벌 수요의 약 0.5%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가 원유 수요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현물 가격 변동성이 계속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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