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 폭등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산 가치가 연초 이후 무려 135억달러 급증한 것. 이는 같은 기간 미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수장인 제프 베조스의 자산 가치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는 장밋빛 전망 일색이다. 테슬라의 매출액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1조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두 자릿수의 랠리를 연출, 장중 17% 폭등하며 912달러에 거래됐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모습이다.
전날 파나소닉과 진행중인 배터리 사업이 첫 흑자를 냈다는 소식에 20% 가까이 폭등한 데 이어 오름세를 지속한 것.
3일 종가를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80%를 웃도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인 주가는 4분기 실적 역시 '서프라이즈'를 연출하자 말 그대로 천정이 뚫린 모습이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지난 12월334달러에서 최근 493달러로 상향 조정됐지만 테슬라 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누구보다 커다란 반사이익을 본 것은 머스크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그의 자산 가치는 135억달러 불어났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편입된 슈퍼 부자들 가운데 머스크가 자산 증식 1위에 랭크됐다.
아마존의 베조스 최고경영자가 여전히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최고의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연초 이후 자산 가치 상승 폭은 90억달러로, 머스크에 뒤졌다.
올해 48세인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을 약 20%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뚫은 데 이어 1500억달러에 바짝 근접, 그가 경영 목표 달성에 따른 대규모 보너스를 손에 쥘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공매도 1순위였던 테슬라에 월가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억만장자 론 배런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테슬라의 매출액이 1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의 투자회사는 테슬라 주식 163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수록 테슬라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캐서린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테슬라의 새로운 목표주가를 7000달러로 제시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인 그는 2년 전 테슬라가 만성 적자와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을 때 목표주가를 4000달러로 제시했고, 연초 이를 6000달러로 높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 업체들이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테슬라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관론을 고집하던 투기 세력은 백기를 들었다.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테슬라 공매도 물량 가운데 126억달러에 달하는 숏 커버링이 발생했다.
숏 베팅에 나섰던 세력의 포지션 청산이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