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 1000억달러 돌파가 월가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단순히 미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를 합친 것보다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 받게 됐기 때문이 아니다.
테슬라 상하이 제조라인[사진=바이두] |
1000억달러 시총이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가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손에 쥐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 6%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1045억달러를 찍었다.
테슬라의 시총이 1000억달러 선을 밟은 것은 뉴욕증시 입성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상승폭을 축소하며 시총 규모가 다시 1000억달러 아래로 밀렸지만 한 때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GM과 포드의 총액을 웃돌았다.
시장의 시선은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집중됐다. 그는 테슬라의 지분을 20% 가량 보유하고 있을 뿐 월급은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시총이 1000억달러 선에서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그는 앞으로 10년간 총 550억달러를 웃도는 옵션을 챙기게 된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옵션은 3억4600만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30일과 6개월 기준으로 평균 1000억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머스크는 이사회와 합의 내용에 따라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리는 셈이다.
이와 함께 과거 4분기 매출액 200억달러 또는 EBITDA(법인세, 이자 비용,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15억달러를 충족시켜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본격적인 가동과 그 밖에 국내외 판매 개선에 따라 테슬라가 실적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 날개를 단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서만 20% 폭등하는 기록을 세웠다.
단기 급등에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주가가 기존의 목표주가를 대부분 돌파했기 때문.
오는 19일 테슬라의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판매량이 36만750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판매 실적이 2018년에 비해 50% 급증하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만 해도 월가의 공매도 1순위였던 테슬라를 놓고 월가의 전망은 급반전을 이루고 있다.
이날 뉴스트리트 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테슬라 주가가 2021년 말 최고 96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장기적으로 테슬라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 뉴스트리트 리서치는 2025년 이후 테슬라의 제품 판매 규모가 매년 200만~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번스타인은 보고서에서 4분기와 올해 1분기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으로 인해 이익률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