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사실상 고립됐다.
자동차부터 각종 제조업과 유통업까지 공급망이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이에 따른 지구촌전반의 경제적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러스 확산의 규모와 이에 따른 피해를 정확히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전세계 경제적 손실이 1600억달러(약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과 네 곳의 국경을 추가 폐쇄하기로 했다. 홍콩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위험을 앞세워 국경 폐쇄를 요구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앞서 러시아 역시 중국과 국경을 폐쇄했고,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은 국경을 폐쇄하는 한편 중국 직항 노선도 중단, 하늘길까지 차단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도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러스 공포에 중국이 물리적, 경제적으로 사실상 고립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주요 산업의 공급망 교란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강타로 인한 지구촌 경제의 손실액이 16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바이러스가 미국 GDP 성장률을 0.4~0.5%포인트 깎아내릴 것이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4.5%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어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잿빛 전망이 번지는 모습이다.
기업 실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 지난 주말 애플은 중국의 모든 영업점과 사무실을 9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늘 여행자들로 붐비는 베이징 국제 공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에 1만여명의 근로자를 둔 애플은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애플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우한에 중국 최대 매장을 오픈한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도 영업을 중단했고,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까지 문을 닫은 유통업과 외식업계 매장이 수 천개에 이른다.
공급망 교란은 이미 중국 국경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한 가구 유통업체는 독일산 샤워기 주문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상하이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결과다.
뉴욕 소재 액세서리 업체인 OMG 액세서리도 된서리를 맞았다.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등 주요 백화점에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광저우의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데 따라 공급을 중단했고, 개학 시즌인 5~6월까지 납품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
호주국립대학의 워위크 맥키진 경제학 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003년 사스(SARS, 중증호흡기질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00억달러를 웃돌았다"며 "이번 바이러스의 타격은 이보다 네 배 가량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는 210명을 웃돌았고, 전세계 감염자는 9950명으로 파악됐다.
중국에 2000여명의 직원을 둔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의 미구엘 패트리시오 최고경영자는 "상황이 진화되지 않을 경우 생산부터 유통까지 비즈니스가 마비될 것"이라며 "누구도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정확히 예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