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 약 33% 불면 증상 경험…약 10~15% '불면증'
수면장애가 '비만·고지혈증·고혈압' 유병률 더 높여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고생하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꿀잠'을 자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잠'이 간절할 것이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이미 50만명을 넘어섰다.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로 잠을 못 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은 낮 동안 소비했던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기억과 감각을 통합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최근 연구들은 수면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비만·고지혈증·고혈압·심혈관질환·인지저하(치매)·파킨슨병 유병률이 더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불면증과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대전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승미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정신건강의학과 백승미 전문의 [사진=대전선병원 ] 2020.01.28 gyun507@newspim.com |
◆ 불면 증상인지 불면증인지 전문의 확인 필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불면증이라고 오인하지만 대부분은 단순 불면증상인 경우가 많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말하는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못 자는 것이 아니라 불면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돼 낮 시간에 피로감·무의욕감·우울감·수면에 대한 몰입이나 걱정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 진단한다.
불면 증상은 수면의 시작 또는 유지가 되지 않거나 새벽에 깨서 다시 잠이 들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체 인구의 33% 정도가 불면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중 약 10~15%만이 실제 '불면증'으로 진단받는다.
◆ 신체적·정신적 문제 있다면 치료 우선해야
잠을 못 잔다면 불면증 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코골이)·하지불안 증후군 같은 여러 수면장애 혹은 '불안장애'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이 동반되는 신체질환의 경우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불면 증상이 있다고 단순히 수면제만 처방받는 것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수면제를 오남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불면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 다리에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간지러움·전기 오는 느낌·안절부절감·통증 등 여러 형태로 표현되는 모호한 불편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누울 때 느껴지다가 움직이거나 마사지를 하면 호전되는 경우를 하지불안 증후군이라 한다. 철분 부족·빈혈·임신·신장기능 저하·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자주 나타나고 이런 경우 수면제가 아닌 도파민 효현제나 가바펜틴·카바마제핀 등의 약물로 치료한다.
◆ 수면일기·자극 조절법 등 인지행동 치료로 잠 유도할 수 있어
제대로 처방을 받는다면 수면제는 중독성과 내성이 있긴 하지만 심하진 않다. 하지만 수면제가 오남용되거나 금단증상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치료법으로 '인지행동 치료'를 시행한다.
최소한 1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환자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약물치료만큼 효과적이며 더 오래 지속된다.
먼저 수면일기를 작성해 수면 습관을 분석하고 실제 수면시간에 맞춰 누워 있는 시간을 설정해 쓸데없이 자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줄인다.
또 △자극 조절법(침대는 잠을 자는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잠이 안 오면 바로 나오기) △수면제한요법(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설정) △이완훈련(호흡에 집중) △수면 위생법(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조건 형성) 등의 방법을 이용해 편한 잠을 유도한다.
백승미 전문의는 "불면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수면습관을 개선해 나가면 불면증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