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마진감소·투자손실로 이자·비이자이익 감소전망
보험사, 저금리 충격에 손해율 높아지며 실적 악화 가속도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 두 차례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은행업, 손보업계 등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마진 감소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원이 넘는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마진 감소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의 투자 손실까지 이어지면서 금융사의 이자·비이자 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강화로 담보대출이 막힌데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고정금리 상품으로 대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 물량이 지난달부터 반영되면서 금융사의 이자이익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3년간 금융사의 최대 실적 일등공신은 담보대출 위주의 이자수익이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FN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금융 국내 4개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415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48.9% 상승했지만 전분기 대비 46.3% 하락한 수치다.
앞서 지난해 3분기 국내 4개 금융그룹의 순이익은 3조2439억원이었다. 전년대비 8.5% 늘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4대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14.7% 줄었든 탓이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3분기 이자이익은 7조8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전분기로는 1.3% 각각 늘었다.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마진 감소에 파생상품 DLF 손실까지 겹치면서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 마진은 전년대비 9bp하락한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강화로 담보대출도 막히면서 은행 사정이 과거와는 달라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부동산 급등 문제로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금리까지 낮아져 이익이 줄면서 영업하기 어려워지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파생상품 DLF와 라임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4대 금융지주사의 4분기 비이자이익도 전분기 대비 1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고위험 신탁 상품 판매 총량 규제, 연말 희망퇴직도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금융사들의 순이자마진(NIM)이 4~5bp하락해 순이자 이익은 감소할 전망"이라며 "지난달부터 안심전환대출이 이전돼 가계대출 성장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파생상품 손실로 비이자이익도 전분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은행의 실적 저하우려는 지난해 4분기 뿐 아니라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자 마진 하락과 성장성 우려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적어도 한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계속되는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영업환경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저금리로 대기업들이 자금조달 방식으로 은행 대출보다는 회사채 발행을 선택하고 있는데다, 중소형 기업들도 업황 부진을 이유로 자금 조달을 좀처럼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융사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은 경기하방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인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