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푸드테크업체 '비욘드미트', 작년 5월 나스닥 상장
"주력 소비자층은 '채식주의자'...ASF와 시장 연관성 낮아"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최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계기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채식주의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대체육 시장 확대를 전망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기존 전통 식품 기업들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대체육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대체육 핵심 성분 및 제조 방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대체육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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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한 요리사가 미국 임파서블푸드의 식물성 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조리하고 있다. 2019.11.06.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체육 산업은 이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마켓워치는 시장조사업체 CFRA의 발표를 인용해 "2018년 190억달러(약 22조420억원)였던 대체육 산업의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1000억달러(116조1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식물성 고기 생산업체인 비욘드미트가 지난해 5월 나스닥에 입성했다. 대체육류 업체가 상장한 것은 비욘드미트가 처음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종가를 기준으로 새해 첫날보다 55%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고기 패티를 만들어 미 전역과 싱가포르, 중국 마카오, 홍콩 등에 납품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임파서블푸드도 눈에 띄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도 대체육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 대체육 관련주로는 먼저 동원F&B와 롯데푸드가 거론된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식물성 고기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푸드는 순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제조한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까스'라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인 인트론바이오와 바이오제네틱스도 대체육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 8일 국내 한 기업과 함께 육즙 성분을 내는 레그헤모글로빈 추출 방법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인트론바이오는 보유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대체육 핵심 성분과 제조 방법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고 15일 밝혔다. 인트론바이오 측은 확보한 기술의 미국 특허가 대체육 산업에서 근간 원천기술이 되는 3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CJ제일제당이 대체육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스텍파마는 인트론바이오와 대체육 원료 개발 사업화를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ASF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반 육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 대체육 시장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심지현 연구원은 "육류와 대체육 시장이 분리돼 있다고 본다"며 "ASF의 주기적인 사이클이 찾아오면 대체육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느는 것은 맞지만 애초에 수요층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ASF 발병시 육류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대체육을 소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대체육의 주소비자 층은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ASF가 사그라든다 해도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에서 대체육 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을뿐더러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는 상태다. 심 연구원은 대체육 시장과 관련해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으며, 주가의 테마성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미국 특허 출원 소식에 상승세를 이어가든 인트론바이오는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1.89% 오르는 데 그쳤다. 인트론바이오와 협력하고 있는 에스텍파마는 해당 소식에도 같은 날 2.73% 내리며 장을 마쳤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