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누군가 실수를 했을 것으로 의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보잉737-800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피격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싸고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캐나다는 물론 미국과 이란 사이에 또다시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 항공기 추락 사건과 관련,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의심한다. 당시 여객기가 상당히 나쁜 주변 환경에서 비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이란 군 당국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이 실수로 테헤란 공항에서 이륙한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격추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8일(현지시각)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여객기 보잉 737-800기 참사 현장에 잔해가 널려 있다. 2020.01.08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미 정부 관리를 인용, "미국 정부는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믿고 있다"는 기사를 온라인판 머릿 기사로 실었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 당국자가 "당시 이란에서 지대공 미사일 2발의 열 신호가 감지됐을 때 사고기가 이륙했다. 열 신호가 감지된 직후 사고기 부근에서 폭발이 이어졌다"고 말했다며 이란 미사일로 인한 피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이란 민간항공청(ICAO)은 1차 조사 결과 "사고 여객기가 추락 직전 화염에 휩싸였다는 목격자 증언이 있었고, 이륙 후 문제가 생겨 이맘 호메이니 공항으로 회항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사일 격추 가능성을 부인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