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서 8일(현지시간)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UIA) 보잉737-800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아직 오리무중인 가운데, 1차 조사 결과 추락 직전 기내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이란 민간항공청(ICAO)은 지상에서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과 인근에서 사고 여객기를 지나가던 항공기의 목격자들을 인용해 "사고 비행기가 추락 전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고 9일 전했다.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8일(현지시각)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여객기 보잉 737-800기 참사 현장에서 이란 안보군과 적십자 직원들이 수습 작업에 나섰다. 2020.01.08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ICAO는 또한 "사고 여객기가 이륙한 후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문제가 생겨 이맘 호메이니 공항으로 회항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사고 여객기의 승무원이 공항 관제실에 비상 호출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고 여객기는 8일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우크라 수도 키예프로 향할 계획이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 레이다(FlyRadar) 24'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전 6시 12분께 이륙한 뒤 불과 8분 후 추락했다. 사고로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날이 이란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공습한 날과 겹쳐 격추 및 테러 의혹이 일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 또한 당초 이번 사고가 테러와 무관하다며 '항공기의 엔진 결함'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후 사고 원인에 대한 부분을 삭제하고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다"는 내용으로 성명을 수정했다.
여기에 이란이 사고 조사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를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혀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편 사고 여객기 탑승자 대부분은 이란과 캐나다 국적자로 확인됐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탑승객들은 이란인이 82명, 캐나다인이 63명, 승무원 9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이 11명, 스웨덴인이 10명, 아프가니스탄인이 4명, 독일인이 3명, 영국인이 3명"이라고 전했다.
캐나다인 탑승자들은 대부분 캐나다 대학의 학생과 교수, 연구원들인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겨울방학을 맞아 이란에 있는 가족을 방문한 후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경유해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기 위해 사고 여객기에 올랐다. 캐나다 현지의 이란 단체는 "이란계 캐나다인들이 (일부 중동 출신자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제재로 인해) 미국을 경유할 수 없어 유럽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다"고 설명했다.
8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항공기 추락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2020.01.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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