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호주 시드니가 역대 최악의 산불로 새해맞이 지상 최대의 불꽃축제를 취소할 위기에 처했다.
30일(현지시각)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올해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가와 소방대원 등을 존중해 올해 시드니 불꽃놀이를 취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26만8800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이들은 2020년 새해맞이 시드니 불꽃축제를 취소하고 행사에 사용될 돈을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불꽃축제가 산불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산불 장기화로 가뜩이나 악화된 대기 질이 불꽃축제로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행사 취소를 강력히 촉구했다.
2018년 새해맞이 시드니 불꽃축제 현장 [사진=블룸버그] |
전날 존 바릴라로 뉴사우스웨일스(NWS)주 부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역내 불꽃놀이가 금지된 상황에서 형평성에 맞게 시드니 새해맞이 불꽃축제도 취소해야 한다면서, 취소 자체는 "매우 쉬운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꽃축제로 인한 위험이 너무 크고 지칠 대로 지친 자원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측은 행사의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웬만하면 강행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글레이디스 베레지클리언 NSW주 주지사는 지역 산불방재청(RFS)의 승인만 떨어진다면 불꽃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시드니는 세계 최대 새해맞이 불꽃축제 지역 중 하나"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역시 "전 세계에 (산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소 하던 일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꽃축제 강행 지지 의사를 표했다.
RFS 대변인 벤 셰퍼드는 시드니 불꽃축제 강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30일 오후 내려질 예정이나, 현재 시드니 여건이 행사를 취소할 만큼 극심한 여건은 아니라면서 행사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드니에서 열리는 새해맞이 불꽃축제에는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NSW주 경제에 1억3000만 달러(약 1508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