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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 폭염에 갇힌 호주...동부 NSW주 비상사태 선포

기사입력 : 2019년12월19일 18:31

최종수정 : 2019년12월19일 18:31

[시드니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폭염과 강풍에 호주 동부에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호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州)가 19일(현지시간) 2개월 새 두 번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 호주 동부 해안 지역에서 100개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고 이 중 3개의 대형 산불이 시드니 턱 밑까지 접근해 오고 있다.

호주 시드니 북서부에 위치한 고스퍼스 산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날 호주 전국 평균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터운 연기가 시드니의 하늘을 뒤덮어 관광명소인 오페라하우스가 시야에서 모습을 감췄고 시민들은 야외활동을 중단했다.

이에 NSW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소방 당국이 정부 자원을 통제하고, 대피를 명령하고, 도로를 통제하고, 공공기물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19일 오후 현재 120개 가량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섭씨 45도에 육박하는 폭염까지 겹쳐 당국은 주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경보 조치를 내렸다.

NSW주 소방당국은 산불 진압 도중 소방대원 2명이 얼굴과 기도에 화상을 입고 헬기로 긴급 병원에 후송됐다고 전했다.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190km 떨어진 해안 관광지인 숄헤븐의 아만다 핀들리 시장은 주민들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고 밝혔다. 핀들리 시장은 "도시가 연기로 꽉 차 있는 것으로 보아 산불이 매우 까깝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에 강풍까지 겹쳐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주민들은 모든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NWS주에서는 1700명 가량의 소방대원들이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당국은 이들만으로는 모든 위험 요소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위험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아직 안전해 보이더라도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호주 동부 해안에서는 몇 주 째 산불이 확산되며 6명이 사망하고 680채가 넘는 주택이 파괴됐으며 300만에이커가 넘는 숲지대가 잿더미가 됐다.

시드니 인근의 대형 산불로 반짝이는 바다와 청명한 하늘로 유명한 이 도시는 극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분석 데이터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드니의 대기 오염도는 방글라데시 다카,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와 자카르타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호주에서는 보기 힘든 마스크 쓰고 출퇴근하는 시민들도 늘었다. 지난 한 주 간 호흡기 질환으로 구급차를 호출한 환자도 10% 급증했다.

과학자들은 이례적인 산불의 원인으로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IOD)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다이폴은 동서 양단의 해수면 온도 차가 벌어지는 현상으로, 인도양 동쪽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는 반면 서쪽 해수면 온도는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현재 동서 양단 온도 격차가 6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양 서쪽에 자리한 동아프리카에서는 강우량이 극심하게 많아지고 동쪽에 위치한 동남아시아와 호주는 극도로 건조해지는 기상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호주 시드니 도심이 산불 연기로 뒤덮인 가운데, 시드니 스카이라인을 담은 비교 사진이 올라와 관심이다. 왼쪽은 지난 2017년 12월 찍힌 사진으로 시드니 스카이라인이 선명히 보이지만, 2019년 12월 19일 같은 곳에서 찍힌 사진에는 산불 연기로 인해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2019.12.19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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