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처음 청와대에 제공한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이 23일 최근 언론보도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검찰에 불법 도·감청 의혹까지 제기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민 여러분께 많은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다"고 사과한 뒤 "검찰이 확보한 자신의 수첩은 일종의 업무수첩이 아니라 개인적인 만남의 기록을 적은 일기형식의 메모장"이라고 말했다.
[울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송병기 울산경제부시장이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부 시장은 이날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2019.12.23 news2349@newspim.com |
송 부시장은 "검찰이 제 메모 중심, 특히 선거와 관련된 부문만 추출해 저를 조사했으나 지금 생각하면 제 기억에 없거나 머리 속 오류가 많을 수 있다"며 "단적인 예로 2018년 3월 31일 저와 송철호 변호사, 정몽주(당시 캠프 상황실장) 씨가 이진석 청와대사회정책비서관과 모여 공공병원 공약과 관련해 회의를 한 것으로 적혀 있는데 이는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2018년 3월 31일 청와대 인근 회동과 관련해선 "그날 4자회동은 없었다. 검찰조사 초기에 이런 사실이 기억나지 않아 판단이 흐려진 채 세 번이나 참석자를 바꿔 진술했지만 그날은 지인들과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5번째 조사에 제대로 진술했으며 잘못된 진술로 기획재정부와 KDI까지 압수수색까지 연결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의 도·감청 의혹도 제기했다.
송 부시장은 "12월 20일 검찰 조사에서 2018년 3월 31일에 대한 진술이 잘못됐다고 바로잡으려고 할 때 검찰이 갑자기 녹취록을 들려주면서 이 녹음 내용으로 볼 때 당신과 송철호 시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며 "이 녹음 내용은 제가 12월 6일 세 번째 진술을 마치고 12월 15일 제가 송 시장과 통화한 개인 대화까지 녹음한 것으로 개인적인 대화까지 녹음된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검사에게 이의를 제기해 합법적인 영장으로 진행했나 물었더니 답변하지 못했다"며 "시장과 둘만의 통화이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이 제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진술내용의 실시간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송 부시장은 "언론의 대대적인 전화요청에 핸드폰이 꺼뒀고 연락이 필요해 추가로 한대를 신청했으나 받지 못해 지난 5일 병원가면서 비서 개인 휴대폰을 갖고 있다가 검찰 첫 조사인 6일 새벽에 검찰출석에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새벽에 상경하면서 휴대폰을 검찰에 가져가 모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송병기 차명폰으로 기사화됐고, 제가 검찰조사를 받는 중에 조사내용이 실시간으로 뉴스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회한 변호사를 통해 알았다. 저의 검찰조사가 언론에 생중계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는 것도 부담되는데 언론에 상황까지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돼 공포와 공황 상태가 됐다"며 대검찰청과 공무부에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합법성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2017년 10월 11일 청와대 인근 식당 모임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송 부시장은 "이날 모임은 강길부 국회의원실에서 보좌관이 주재한 모임이다. 강 의원 측은 자신의 지역구인 울주군 내에 산재모병원 유치를 하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했다"며 "2017년 중반 이후 기획재정부 KDI의 예비타당성 심사에서 비용편익분석이 모자라 탈락한 것이 예견되자 어떻게든 이것을 통과시켜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송철호 변호사에게 여러 번 전화 요청도 하고 또 정 보좌관이 상황설명을 했다고 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울산시민주당, 건강시민연대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철호 변호사는 할 수만 있다면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심사를 통과시키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면서 "주변에서는 이것이 당시 김기현 시장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송 변호사는 울산의 도움이 되는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선거의 득실을 따져서는 안 된다며 주변 사람의 반대를 뿌리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 인근에서 장안석 행정관을 만났을 때도 송 변호사는 장 행정관의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했다"면서 "그런데 최근 김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그 무렵에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이 통과가 되도록 다 돼 있었는데, 송 변호사가 막았다는 등의 주장은 분명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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